매일신문

[사설] 고립 TK, 국책사업 차질 없이 추진해야

이번 총선 결과는 대구경북으로서 매우 안 좋은 시나리오다. 미래통합당 후보들에게 사실상 선거구 의석을 다 안겨줬지만 전국적으로는 미래통합당이 괴멸적 패배를 당함으로써 정권 심판에 성공하지 못하고 현 정권과의 소통 채널 확보라는 실리도 못 챙겼다. 대구경북의 정치적 고립이 우려되는 상황인데 신공항 등 대형 국책사업 추진과 내년도 국비 확보 등에도 먹구름이 드리우지 않을까 걱정스럽다.

지역에 여권 국회의원이 한 명도 없는 것은 적지 않은 핸디캡이다. 대구경북에서는 그동안 김부겸·홍의락 등 2명의 여당 의원이 정부와의 소통 창구 역할을 해왔다. 코로나19 재해지원금이 대구에 6천억원 배정됐다가 1조원 증액된 최근 사례에서 보듯 지역 현안에서 김·홍 두 의원의 역할이 컸음을 부인키 어렵다.

예전에도 민주당 소속 국회의원이 대구경북에 없던 시절이 있었으나 그때는 보수 정당 집권기라 사정이 다르다. 180석 공룡 여당이 등장하면서 정권의 일방 독주가 심해질 가능성이 큰데 대구경북 야당 국회의원들이 틈을 헤집고 지역을 챙길 여건이나 될지 미지수다. 특히 총선 이후로 줄줄이 미뤄졌던 지역 내 대형 국책사업 추진에 이번 선거 결과가 부정적 영향을 끼치지 않을까 우려스럽다.

대구경북통합신공항 추진의 경우 국방부를 압박해야 할 적임자가 현재로선 잘 안 보인다. 김해신공항 문제도 부울경에서 여권 후보가 7명 당선된 것을 빌미로 정치적 논리가 개입될 소지가 있다. 하세월인 대구 취수원 이전 문제와 4년째 제자리인 사드 배치 보상 등 현안들도 겹겹이다. 당장 5월부터는 대구시와 경북도가 내년도 국비 예산 확보 작업에 들어가야 하는데 정치 지형도가 바뀌면서 정부를 상대로 지원 사격에 나설 여권 인사의 공백은 매우 커보인다.

파이프라인이 없어졌다고 해서 마냥 손 놓고 있을 수만은 없다. 이제 대구경북 고위 공무원들의 역량이 더 중요해졌다. 상황이 녹록지 않더라도 더 열심히 뛰면서 지역 현안과 예산을 스스로 챙겨야 한다. 우리는 선거에서 표를 주지 않았다고 정부·여당이 대구경북을 소외시키지 않을 것이라고 믿고 싶다. 또한 지역 현안과 관련된 중앙 부처들이 이번 선거 결과를 대구경북은 홀대해도 된다는 신호로 잘못 해석하는 우를 범하지도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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