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로스쿨 도입 10년…국내 법률시장 3가지 변화

3만명 시대…변호사 85% 늘며 과감한 홍보
변시 낭인…작년 합격률 50.7% 절반 탈락
지역 이탈…수임료 낮고 시장 작아 수도권행

법조인 배출 체제가 사법시험에서 법학전문대학원(이하 로스쿨)으로 바뀐지 10년이 지나면서 국내 법률시장이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지난 2009년 로스쿨에 입학, 2012년 졸업한 1기를 시작으로 해마다 법조인들이 쏟아져 나오면서 변호사 수도 가파르게 증가, 변호사들 다양한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국내 1만 번째 변호사가 탄생하기까지는 꼬박 100년이 걸렸지만, 로스쿨 도입 등으로 8년 만인 지난 2014년 2만 명을 넘어섰다. 이후 3만 번째 변호사가 나오기까지 걸린 시간은 5년에 불과했다. 로스쿨 도입 후 대구경북에서 활동하는 변호사 수도 85% 이상 증가했다.

변호사 수가 늘면서 고객의 발길을 끌기 위한 이들의 활동도 과감해지고 있다. 일부 법률사무소들은 법원 인근이 아닌 도심에 문을 여는가 하면, 포털사이트 등 온라인 광고에도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올해로 9회째를 맞은 변호사시험의 저조한 합격률은 또 다른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2012년 실시된 1회 변호사시험 합격률은 87.1%로 비교적 높았지만, 지난해 8회 변호사시험의 합격률은 50.7%에 불과했다. 응시자 중 절반이 탈락한 것이다. 고시 낭인으로 인한 사회적 비용을 막고자 도입된 로스쿨이 이제는 '변시 낭인'을 양산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수도권에 집중된 국내 법률시장 구조 상 지역 로스쿨 출신들이 대구경북지역을 떠나는 것도 문제로 지적된다. 수도권에 비해 낮은 수임료와 작은 규모의 시장 탓에 지역에 머물기를 꺼리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오는 24일 9회 변호사시험 합격자 발표를 앞두고 기존 변호사들과 재학생들 간 입장차가 극명하게 갈리고 있다. 변호사협회는 법조인을 적정 수준으로 제한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하는 반면, 로스쿨 재학생들은 합격률을 높여 시험 합격에만 매몰된 로스쿨 교육을 정상화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대구의 한 중견 변호사는 "업계에 진출한 기존 변호사들과 예비 법조인들의 입장이 다르다 보니 매년 이 시기가 되면 서로 다른 목소리를 낸다"며 "국내 법률시장을 고려한 적정 법조인 수에 대한 분석과 이에 대한 양측의 합의가 필요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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