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5 총선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대승, 제1야당인 미래통합당 참패로 결론이 났다. 하지만 표심을 분석하면 민주당이 안심할만한 상황도, 통합당이 낙담만 할 처지도 아니다. 통합당이 사실상 전승을 차지한 대구경북(TK)으로 범위를 좁히면 민주당의 약진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미래통합당, 득표율 상승
이번 선거에서 민주당은 180석을 차지해 전체 300석 중 의석수 60%를 차지하며 대승했고, 통합당은 103석으로 의석수 34.3%를 확보하며 참패했다. 민주당은 통합당에 비해 의석수가 1.7배가 많다. 이를 두고 진보진영은 "보수정당에 대한 탄핵이 완성됐고, 민주당 장기집권의 길이 열렸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정당 득표율 관점에서 보면 또 다른 표심을 읽을 수 있다는 게 전문가의 진단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치러진 3차례 선거에서 통합당(자유한국당 포함) 후보 총득표율을 보면 2017년 대선 24.0%, 2018년 지방선거 29.6%를 거쳐 이번 총선에서는 41.5%를 득표했다. 당선자 수와는 별개로 보수정당 지지층은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셈이다.
이번 총선에서 민주당과 통합당의 지역구 득표율은 각각 49.9%와 41.5%로 격차는 8.4%포인트(p)에 불과하지만, 소선거구제의 특성으로 통합당에 던진 투표의 상당수가 사표(死票)가 돼 의석수에서 큰 차이가 났다는 것이다.
전석호 소셜데이타리서치 이사는 "양당의 지역구 득표율과 수도권과 충청권에 몰렸던 격전지들의 개표 과정을 돌아보면 향후 선거에서도 민주당이 압승할 것이라는 전망을 하기가 쉽지 않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지역 유권자 중에서 '국정 안정'과 '정권 견제'의 경계선에서 고민하다가 견제 쪽으로 내디딘 경우가 적지 않다. 그러나 이들에게 돌아온 것이 보수 선택에 대한 비판이 아니라 통합당을 선택한 왜구라는 손가락질에 움츠러들고 있다. 보수당 지지자들이 더 이상 부끄럽지 않도록 통합당의 분발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TK 더불어민주당, 득표율 상승
민주당은 TK에서 한 석도 건지지 못하고 참패했다. 하지만 과거 선거에 비해 득표율은 상승했다. 통합당이 긴장해야 한다는 얘기다.
민주당은 이번 선거에서 TK 25개 선거구에 모두 후보를 냈다. 지난 선거에서 대구 7개 선거구, 경북 6개 선거구에 후보를 낸 것과 비교하면 상당히 적극적으로 바뀌었다. 젊고 역량을 갖춘 후보들도 많았다.
득표율도 과거에 비해 높았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대구 12개 선거구에서 민주당 후보들이 얻은 득표율은 28.9%로 지난 총선에 얻은 18.8%에 비해 10.1%p 증가했다. 경북은 이번 선거에서 25.4%를 얻어 지난 총선에 얻은 8.2%에 비해 17.2%p나 증가했다. 이는 후보 수가 지난 총선에 비해 많았던 덕분이기도 하지만 전체적으로 민주당의 지지율이 높아진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매일신문이 공식 선거운동 초반에 실시한 TK 격전지 10곳 여론조사를 보면 대부분 지역에서 민주당 후보가 30~40대 청장년층에서는 통합당 후보를 앞서는 것으로 조사됐다. 민주당 후보들의 최종 득표율이 매일신문 여론조사 결과보다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나 실제 투표에서도 청장년층은 통합당 후보보다 민주당 후보에 표를 더 줬을 가능성이 크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전 이사는 "TK의 표심 변화를 보면 갈수록 민주당에는 기회가 넓어지고 통합당은 수성에 힘이 더 많이 들 것"이라며 "정당 득표수 관점에서 보면 승패가 뚜렷하게 나타난 결과 속에 견제와 균형을 바라는 유권자들의 표심 또한 잠복해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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