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확산세가 주춤하면서 한국 등 세계 각국이 경제 활동 재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제조업, 정보기술(IT) 산업 비중이 큰 한국, 대만 등은 가동 재개 전망이 좋은 반면, 관광 등 서비스업 의존도가 큰 태국 등 국가는 코로나19 재확산 우려로 소비 둔화가 상당기간 이어질 전망이다.
27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선임 이코노미스트 출신으로 시티그룹의 선임 이코노미스트인 캐서린 만은 최근 블룸버그TV와 인터뷰에서 "한국, 대만 등 더 많은 제조업과 기술 기업들을 보유한 국가들은 'V자형' 경기 회복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다만 관광업과 제조업은 코로나19 감염 우려나 재확산 가능성에 따른 소비 위축 영향으로 정상 수준을 회복하는데 역시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관측된다.
만 이코노미스트는 "관광산업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은 태국과 싱가포르 등의 나라들은 'L자형' 경기침체를 맞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도이체방크는 지난 24일 보고서에서 최근 주별로 점진적인 기업 활동 재개에 나선 미국은 경제 회복도 천천히 이뤄질 수 있다고 밝혔다.
이 은행은 미국이 올해 말까지 코로나19 위기 이전의 산업생산과 고용을 40% 정도 회복하는데 그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럼에도 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오는 11월 대선에서 재선을 노리는 만큼 경제회복을 목적으로 하는 추가 조치들을 이어갈 것으로 관측된다.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은 전날 폭스 뉴스와 인터뷰에서 "다음 달이나 6월 경제 활동을 재개하면 7~9월에는 반등할 것"이라면서 "전례 없는 대규모 재정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독일은 코로나19 확산을 크게 우려하며 봉쇄 조치 해제에 부정적인 것으로 알려져 경제 충격이 이어질 전망이다. 다만 자동차가 주력 산업인 만큼 최근 소비를 살리려 노후차량 보상프로그램을 도입했다.
싱가포르는 코로나19 발병 초기 방제 모범국으로 분류됐으나 최근 학생들 개학 후 동남아시아 최대 코로나19 발병국으로 전락했다.
정부가 나서서 기업 활동을 본격화하고 있는 중국도 소비 회복이 경제 회복의 핵심 열쇠다.
화교은행의 재정 조사 및 전략 연구 책임자인 셀레나 링은 "중국에서 정부 주도로 생산이 재개되고 있지만, 소비 회복은 쉽지 않다. 고소득층에서는 억눌린 소비가 분출될 가능성이 제기되지만, 일반인들은 계속 소비를 억제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에 따르면 지난달 중국 생산은 작년 동월 대비 1% 줄었지만, 소비는 같은 기간 16% 급감한 것으로 추산됐다.
중국에 350개 호텔을 보유한 메리어트는 최근 객실 사용률이 25%에 그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지난 2월 초의 6~8%에서 오른 것이나 평상시 사용률인 70~80%에는 크게 못 미친다.
에드 바스티안 델타항공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코로나19가 전 세계 경제에 미친 충격을 보면 지속가능한 회복을 이루는데 3년 가까운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스티븐 로치 미국 예일대 교수는 "소비 없는 공급은 소용없다"면서 "당분간 경제 활동이 낮은 수준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코로나19 이후 소비가 위축된 데는 감염 우려 외에도 실직, 저축 잔고 감소 등에 대한 우려가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에 따라 각국 정부들은 추가적인 경기 진작책을 내놓을 것으로 기대된다.
당장 미국과 유럽연합(EU), 일본 등 3개 지역 중앙은행 관계자들은 이번 주 만나 경기회복을 위한 추가 공조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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