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중구 동산병원 별관 2층에 마련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근무실은 3평 남짓 작은 방이다. 침대와 책상 두 개가 세간의 전부다. 부인인 김미경 서울대교수와 함께 이 곳에서 숙식을 해결한다. 식사는 병원에서 마련한 도시락으로 때우지만 저녁 식사는 치킨을 배달시키거나 근처 국밥집에서 조촐한 데이트를 갖기도 한다.
두 사람 책상위에 놓은 빨간 꽃다발과 케익이 눈에 들어왔다. 전날 32주년 결혼기념일을 맞아 동료 의료진들이 깜짝 선물한 것이다.
안 대표는 "결혼기념일(30일) 저녁 장소를 물색하던 중 29일 대구 출신의 병원 의료진에게 맛집을 물어보니 평화시장 '닭똥집' 식당을 소개했다. 기념일에 '닭똥집'을 먹기에는 조금 그렇고 해서, 사실을 털어놓고 기념일에 갈 만한 곳으로 다시 알려 달라고 부탁했다. 그게 소문나서 의료진들이 깜짝파티를 열어준 것이다. 생각지도 못했는데 가슴 뭉클했다"고 설명했다.
안 대표와 김 교수의 첫 만남도 어느 한 병원의 의료봉사 현장이다. 카톨릭 재단이 운영하는 의료봉사 단체에서 처음 만나 인연을 이어오다 결혼했다. 사귀기 시작하고 30년이 흐른 뒤 다시 병원에서 기념식을 치르니 감회가 남다르다고 했다.
'남편 잘 못 만나 정당 대표의 사모님이자 명문대 교수님께서 결혼기념일도 제대로 못 쉬고 고생하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저의 결혼기념일은 뜻 깊은 날이 많았다"며 "군대 제대일도 결혼기념일인 4월30일 이었고, 19대 재보궐 선거로 당선돼 서로 기뻐하면서 식사한 것도 결혼기념식 즈음이었다. 이번에도 감사와 감동을 동시에 받으며 어느때보다 뿌듯한 기념일을 보냈다"고 말했다.
깜짝파티 때문에 부부는 30일 근사한(?) 저녁을 못했다. 이 때문에 인터뷰 말미에 맛집 소개를 부탁받았다. 동산 병원 인근에 유명한 생갈비집을 소개하자 김 교수는 "오늘 당장 갈비를 뜯어야 겠다"며 안 대표의 팔을 끌어 안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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