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카페·피트니스센터·영화관 'NO'…홈코노미 뜬다

오랜 재택근무·온라인 수업으로…다중이용시설 기피 현상 가속화
홈카페·트레이닝 제품 매출 급증

서울의 한 헬스장 출입구에서 이용객이 출입문에 부착된 정부 정책에 따라 휴업한다는 안내 문구를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의 한 헬스장 출입구에서 이용객이 출입문에 부착된 정부 정책에 따라 휴업한다는 안내 문구를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직장인 이모(32) 씨는 지난 2월에 커피머신을 하나 장만했다. 코로나19 확산세로 카페를 방문하기가 꺼림칙했기 때문이다. 이런 중에 SNS에 올라오는 각종 '홈카페' 레시피를 보며 다양한 음료를 만드는데 재미를 느껴 최근 아예 머그잔과 테이블보 등 카페 분위기 내기 위한 인테리어 소품까지 구매했다.

이 씨는 "내 개인 취향에 따라 음료를 직접 만드는 재미와 즐거움이 있다"며 "예쁜 머그잔에 담아 사진을 찍어 개인 SNS 계정에 올리기도 한다. 전엔 몰랐던 재미"라고 했다.

코로나19 이후 집 안에서 다양한 경제활동을 하는 '홈코노미'(Homeconomy) 현상이 가속화 되고 있다. 재택근무, 온라인 수업 등으로 집에서 주요 일과를 해결하는 사람이 많아지면서도 감염 우려에 다중이용시설에 가는 것을 기피하는 정서가 생겼기 때문이다.

이에 카페, 피트니스센터, 영화관 등 다중이용시설들을 가지 않고 집에서 해결하는 사람들도 증가하는 추세다.

29일 온라인 쇼핑몰 SSG닷컴에 따르면 2월 1일~4월 12일 사이 '홈카페', '홈트레이닝' 관련 매출이 전년 같은 기간 대비 큰 폭으로 올랐다. 에스프레소 머신, 원두 분쇄기 등 커피 관련 가전은 74.5%, 캡슐형 커피는 25% 남짓 증가했다. 아령, 워킹머신, 실내 자전거 등 홈트레이닝 관련 제품 매출도 전년 대비 35%가량 늘어 홈코노미의 부상을 뒷받침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대구에서 더 두드러지는 것으로 보인다. 29일 이마트에 따르면 대구 내 이마트 7개점의 2월 1일~4월 28일 커피 관련 가전과 홈트레이닝 관련 제품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01.4%, 128.9%가량으로 두 배 이상 증가했다.

한 유통관계자는 "홈카페나 홈트레이닝 제품에 대한 니즈는 과거에도 있었지만 코로나19 이후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소비자의 관심도 급격히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 같은 분위기에 맞춰 영화관 대신 온라인동영상 서비스(OTT)로 집에서 영화 등 영상 콘텐츠를 소비하는 사람도 늘고 있다. 시장조사 전문업체 아이지에이웍스에 따르면 넷플릭스의 3월 월간 사용자 수는 393만4천665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8.5%나 급증했다.

백종우 경희대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대면이 어려운 코로나 시국에서 운동 등 여가활동을 집 안에서 하는 건 현명한 선택일 수 있다"면서도 "많은 일을 안에서 해결해 외부활동이 감소하면 일상리듬이 깨지거나 사회적 관계가 단절되는 등의 우려도 있는 만큼 인적 네트워크는 유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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