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내 일자리는 무사할수 있을까', '들어올 수입이 줄어들지는 않을까'가 걱정인 코로나19 시국에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것은 '빚' 뿐이다. 마이너스 통장은 바닥을 드러내고 부동산 거품이 가라앉으며 주택담보대출로 무리해 평수를 늘려 이사했던 아파트값이 떨어지는 것은 아닐까 전전긍긍인 이들도 상당수일 것이다.
그나마 단 하나 다행인 것은 코로나 위기를 넘기기 위해 금융당국이 적극적인 정책을 펼치면서 금리가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는 점이다. 한푼이라도 아껴 가정 살림을 꾸려가기 위해서는 요동치는 금융 시장에서 현명한 금융 소비자가 되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다. 자세히 뜯어보면 아는 만큼 아낄수 있는 정보들이 쏠쏠하다.
◆저금리, 적극적으로 요구하자
20대 후반 계약직으로 직장생활을 시작해 두 번의 이직을 하며 상당한 연봉의 정규직 자리를 유지하고 있는 A(38)씨. 누가보면 '골드 미스'이지만 워낙 다양한 취미에다 여행, 때마다 '나를 위한다'는 명목으로 사들였던 명품백까지 상당한 씀씀이를 감당하느라 불어난 대출이 4천만원에 육박한다. 고정적으로 적금을 붓긴 했지만 목돈이 생기면 쓰기 바빴고, 한번 받은 대출과 만들어놓은 마이너스 통장 금액은 좀처럼 줄어들줄을 몰랐다.
최근 마흔을 코 앞에 두면서 '홀로 노후를 어떻게 감당할까' 마음이 조급해지기 시작한 A씨는 일단 대출부터 차근차근 청산하기로 했지만, 한창 금리가 비쌀 때 아무 생각없이 받은 대출 이자가 상당히 높다는 사실을 이제서야 알게됐다.
은행원인 친구에게 상담을 했다가 '금리인하요구권'이라는 것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된 A씨. 그는 "당연히 은행에서 알아서 조정해준다고 생각했는데 아니더라"며 "너무 금융생활에 무관심했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금리인하요구권은 개인의 경우 취직이나 승진 등으로 소득이나 재산이 늘어나 신용상태가 개선됐을 때, 기업의 경우는 재무·신용 상태가 나아졌을 때 금융사에 대출금리를 깎아달라고 요구할 수 있는 제도이다. 고객이 은행에 신청하면 은행이 이를 심사해 내려간 금리로 다시 계약을 맺게 되는 형태다.
예전에는 직접 은행 영업점을 방문해 서류를 작성해야 했지만, 최근 비대면 금융이 활성화하면서 온라인으로도 인하 신청과 계약까지 한꺼번에 처리할 수 있게 됐다. 일반적으로 금융사 앱이나 홈페이지 등에서 대출 관련 항목으로 들어가면 '금리인하요구권'에 대한 안내를 찾을 수 있다. 보통 ▷이직 ▷연소득의 변동 ▷승진 ▷거래실적의 변동 ▷부채 감소 ▷자산 취득 등 신용등급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변동사항이 생길 경우 금리인하를 요구해 볼수 있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2018년 한 해 동안에만 고객들이 은행과 보험 등 전 업권에서 금리인하를 요구해 혜택을 본 건수는 약 17만 1천건으로 평균 0.99%포인트(p)가 인하돼 약 4천700억원의 이자를 절감한 것으로 추산된다.
◆주택담보대출 다시 점검하세요.

3년 전 자녀 교육 문제로 대구 북구에서 수성구에 있는 5억5천만원 상당의 아파트로 이사했던 B(46)씨. 그는 당시 부족한 자금 2억원2천만원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을 받았는데 최근 금리가 떨어지면서 대출 갈아타기를 해야할지 고민 중이다.
B씨는 "당시 연 3.6% 혼합형(5년 고정금리 후 변동금리 변동) 상품으로 대출을 받았는데 최근 은행권 금리가 2% 초반대까지 떨어졌다는 소식을 들었다. '1%만 줄여도 아이 한과목 학원비 이상이 더 나오는데 왜 가만히 앉아있느냐'고 아내가 잔소리를 퍼부어서 좀 더 금리가 싼 은행을 찾아 발품을 파는 중"이라고 했다.
코로나19 충격으로 한국은행 기준금리가 0%대로 떨어지면서 시중은행들은 1%대 주담대 등장이 초읽기에 들어간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3월 기준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연 2.48%로 전월 대비 0.04%포인트 떨어지는 등 하락세로 돌아섰다. 심지어 NH농협은행에서는 최저 2.28%의 주담대 상품도 찾아볼 수 있다.
현재 3%대 이상의 금리로 혼합형 주담대를 이용 중인 사람들은 당장 갈아타기한다면 매 월 10만원 가량을 절약할 수 있지만, 금리가 조금 더 떨어질 전망이 큰 만큼 성급하게 서두르기보다는 여유를 두고 고민해봐도 좋다.
대구은행 관계자는 "최근 시중은행들이 적극적으로 주담대 유치에 나서면서 대구은행도 금리를 상당히 낮췄다"면서 "변동금리형 주담대 대출 이용자들은 낮아지는 변동금리 혜택을 누리다가 금리인하기가 끝날 무렵 고정금리(혼합형)로 갈아타는 게 좋으며, 갈아탈 경우에는 맨 먼저 중도상환 수수료와 이자혜택 어느게 큰지부터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주담대의 경우에도 '금리인하요구권'을 활용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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