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오후 8시 서문시장 야시장(이하 서문야시장)은 데이트를 즐기러 온 커플과 가족 방문객으로 북적였다. '사회적 거리두기' 탓에 별도의 행사나 버스킹 공연이 열리지 않았음에도 음식이 익어가는 소리, 상인들이 튼 음악, 시민들의 수다가 겹친 야시장은 모처럼 예전의 활기를 되찾는 듯 했다.
그렇게 코로나19 사태로 71일 만에 문을 연 서문·칠성야시장의 첫 주말 풍경은 상인·시민들이 합심해 코로나19 시름을 떨쳐내고 있었다.
예전과 달라진 건 코로나19로 향한 흔적들. 북적였지만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긴장의 끈을 놓지 않았다. 나들이에 나선 시민들은 맛있는 음식을 한 입 깨물고는 턱까지 내린 마스크를 제위치로 올려 놓기를 반복했다. 맥주가 든 지퍼백을 목에 건 채 빨대만 마스크 안에 집어넣어 마시는 시민도 있었다.
야시장 측도 상인들도 코로나19 경계심을 흐트러뜨리지 않았다. 예전 다닥다닥 붙어 있던 부스는 널찍히 떨어뜨려 간격이 2m나 됐다. 상인들은 마스크와 장갑을 꼈고 계산대 앞에는 손세정제가 비치돼 있었다.
돈봉투를 만들어 두거나 자율 계산대 운영으로 손님과의 접촉 자체를 차단하는 곳도 보였다.
백모(21) 씨는 "데이트 코스로 야시장만 한 곳이 없다. 문을 다시 여니 너무 반갑다"며 "시민들이 개인 위생을 지키고 방역 수칙을 잘 따르면 코로나 사태 속에서도 야시장의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그동안 상인들의 고충은 컸다. 대구전통시장진흥재단에 따르면 1일 서문야시장과 칠성야시장 방문객은 각각 3만명, 5천명으로 집계됐다. 예전 서문야시장의 경우 주말 평균 방문객 수가 5만명 수준이었음을 감안하면 갈 길은 멀다.
서문시장 야시장에서 닭꼬치를 판매하는 A씨는 "오늘(2일)은 재개장 당일이었던 1일보다 방문객이 더 줄어든 것 같다. 보통 하루에 30만원 어치를 팔았는데 오늘은 매출이 10만원도 안될 것 같다"며 "서문야시장의 경우 타지역에서 오는 관광객 비중이 높은데 아직은 그들이 많이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두 달 넘게 생계의 터전을 떠났던 상인들은 "재개장에 숨통이 트인 것 같다"고 했다.
디저트를 판매하는 상인 B씨는 "쉬는 동안 아르바이트라도 구해보려 했지만 쉽지 않았다. 매출이 예전만 못하지만 일하러 나온 것 자체만으로도 마음이 편하다"며 "국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많지 않은 만큼 방문객은 시간이 지나면 절로 회복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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