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김정은이 1일 공개 활동을 재개하자 여당이 '김정은 위중설'을 제기한 탈북민 출신 미래통합당 태영호, 미래한국당 지성호 국회의원 당선인을 강도 높게 비판하고 나섰다. 태 당선인은 김정은이 "스스로 일어나 걷지 못하는 상태라는 점은 분명하다"고 주장했고, 지 당선인은 김정은이 "사망한 것으로 보인다. 99% 확신하고 있다"고 했다.
여권에서는 이런 발언들을 겨냥해 '탈북자발 가짜 뉴스' '단순히 추측에 불과한 선동' '무책임한 발언' 등의 비난이 나왔고, 청와대도 이에 가세했다. '특이 동향은 없다'는 정부의 공식 입장과 배치되는 '설'을 주장하려면 근거를 갖고 책임 있게 해야 한다는 것이다.
태·지 당선인은 할 말이 없게 됐다. '결과적'으로 자신의 발언이 경솔했음은 부정할 수 없게 됐으니 말이다. 게다가 대북 문제에서 두 당선인의 신뢰도도 큰 손상을 입었다. 그런 점에서 두 당선인은 국민에게 사과하고 향후에도 북한 관련 발언은 신중을 기해야 한다.
그렇다고 태·지 당선인이 국민을 불안케 하려고 선동했다는 식으로 몰아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김정은이 20일간 공식 석상에서 모습을 감춘 것, 특히 김일성 생일날인 지난달 15일 금수산태양궁전을 참배하지 않은 것은 누구든 '건강이상설'을 떠올리게 할 만했다. 금수산태양궁전 참배는 김정은이 '백두혈통의 적자(嫡子)'임을 과시하는 행사로, 김정은은 권력을 잡은 후 한 번도 거르지 않았다.
두 사람의 발언은 이런 측면에서 봐야 한다. 국민을 불안케 하려는 '선동' '가짜 뉴스'라는 정치적 공격의 소재로 삼아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태·지 당선인 발언의 파장이 커진 것은 의도한 것이라기보다는 '탈북자 출신으로 정확한 북한 정보가 있을 것'이라는 일반 국민의 생각 때문일 것이다.
지난 20일간 국민은 김정은이 죽었는지 살았는지, 살아 있다면 건강한지 아닌지 혼란스러웠다. 혼란은 미국 정부나 CNN 등 해외 유력 언론도 마찬가지였다. 혼란의 출처가 어찌 태·지 당선인만이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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