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년 차 직장인 A(29) 씨는 최근 주식투자용 CMA 계좌를 개설하고 소액을 투자하며 '주린이'(주식+어린이, 주식투자를 막 시작한 사람)의 길에 들어섰다. 재테크에는 전혀 관심이 없던 그가 주식 계좌를 만든 이유는 코로나19로 급락한 주식시장에서 개인투자자의 주식거래량이 급증한 '동학 개미운동'의 영향과 월급만으로는 돈을 모을 수 없다는 위기감 때문이다. A씨는 "퇴근 후 유튜브를 보면서 주식공부를 하는 게 일상이 됐다"며 "한 번도 금융교육을 받은 적이 없어 투자가 두렵기도 하지만 이번 기회에 제대로 공부해볼 생각"이라고 했다.
# 주식투자는 생각도 안 했던 주부 B(65) 씨도 주린이가 됐다. 아직은 두려움이 큰 탓에 5천만원의 초기 투자금으로 우량주를 몇 주씩 사는데 그치고 있지만, 주가가 한 번 더 바닥을 친다는 W자 '쌍바닥' 시기를 기다리고 있다. B씨는 "사람마다 의견이 달라 언제 매수해야 할 지 감이 안 온다"면서도 "지금이 아니면 영영 기회를 날릴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 투자를 결심했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주식투자를 시작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지난 3월 코스피가 1천400대까지 급락하며 바닥을 치자, 주가 반등 차익을 노린 개미의 매수세가 이어졌고 이 때 많은 주린이가 양산됐다.
물가 상승률도 따라가지 못하는 은행 예·적금 금리와 대출규제로 신규진입이 막힌 부동산 투자시장을 고려하면 기초자산이 부족한 서민이 자산을 불릴 방법은 상대적으로 진입 장벽이 낮은 주식시장밖에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런 상황에서 감염병이라는 '슈퍼 변수'가 겹쳐 변동성이 커진 주식시장은 수많은 개미들을 불러들이는 이유가 됐다.
'예적금이 답이다'는 신념으로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는 투자는 거들떠도 보지 않았던 공무원 C(38) 씨는 지난 3월 13일 마이너스 통장을 개설하고 5천만원 빚을 냈다. 이날은 세계보건기구(WHO)가 코로나19 팬데믹 선언(11일)을 한 이틀 뒤이자, 매도 호가 효력이 일시 정지되는 8년 5개월 만의 '사이드카' 발동(12일) 하루 뒤였다.
삼성전자 주식 매수시기를 저울질하다 실제로 매수하지는 않았다는 C씨는 "5천만원쯤 없어도 굶어 죽지는 않으니 투자해보자는 생각이 들더라"며 "주변에서 연일 주식 이야기만 하니 관심없던 나로서도 주식 계좌를 트게 되더라"고 털어놨다.
시장흐름에 편승한 단타 위주의 투자는 절대 좋은 결과를 볼 수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기업분석과 금융지식이 부족한 상태에서 가용자금을 '몰빵'하고 신용융자까지 내는 개미들의 '묻지마식' 투자는 큰 손실을 야기하고 경제적 재기마저 불가능하게 한다는 것이다.
증권사 한 관계자는 "초보자가 뉴스만 보고 장에 뛰어들었다가는 고점에 물려 손절하고 나오기 일쑤"라며 "전문가나 기관이 이미 주식을 선취한 상태에서 뒤늦은 개미의 추격매수는 십중팔구 실패하기 마련이다"고 했다.
일부에서는 이번 기회를 계기로 삼아 하루라도 빨리 투자를 배워 금융 문맹에서 탈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한다.
두 자녀를 둔 D(45) 씨는 "최근 중학생 아들 명의로 주식계좌를 만들고 매월 10만원씩 넣어주고 있다"며 "아들이 어릴 때부터 주식을 접하며 금융 공부를 해야 향후 부자가 될 가능성이 조금이라도 높아지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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