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15일 총선이 여당의 압승으로 마무리됐지만 경제위기는 이제 시작이라는 경고음이 울리고 있다. 전국을 달구던 선거는 끝났지만 코로나19에서 시작된 전 세계 경제위기는 여전히 진행형이다. 현재 코로나19 전 세계 확진자 수는 350만 명을, 사망자는 24만 명을 훌쩍 넘겼다.
한국에서의 코로나19는 진정됐고 정부는 생활 속 거리두기를 이행한다고 선언했지만 미국, EU 등 주요 경제대국들은 봉쇄돼 있고 경제 현장은 여전히 마비 상태다. 경제 활력을 측정하는 중요 지표 중 실업 관련 지수가 급증하는 상황이 이를 말해준다.
4월 말에는 미국산 유가가 한때 마이너스 40달러까지 떨어지기도 하는 기현상이 발생했다. 이는 원유 1배럴을 40달러 주면서 판매한다는 것인데 상상 속 일이 현실에서 발생했다. 수요와 공급이 지배하는 시장에 전례 없는 기이한 현상이 실제 일어난 것이다.
상대적으로 안전하다는 원유 시장마저 초유의 기현상이 나오고 있다면 지금 경제 상황은 우리들이 예상하고, 이해하는 이전의 지식 수준을 뛰어넘는 변화가 발생하고 있다고 봐야 할 것이다.
경제 주체인 기업들의 위기는 가계 경제의 위기를 초래한다. 실업자 증가와 같은 고용 불안으로 인해 가계 경제에 큰 타격을 주어 소비 침체의 악순환을 야기할 수 있기에 그러하다.
현재 정부와 각 지방자치단체들이 앞다퉈 긴급재난지원금 카드를 꺼내 들고 있다. 가계 경제에 미치는 타격을 줄이고자 경제 활성화를 위한 비상 카드를 꺼내 든 것이다. 현 시점에서 필요한 조치들로 보여진다. 하지만 고용 불안과 실업 증가는 재난지원금의 모든 노력들을 무위로 만들 우려가 크다.
가장 근원적인 경제 활성화는 기업 살리기가 돼야 한다. 기업이 살아야 가계가 살고 경제가 활성화될 수 있는 기본 토양이 된다. 정부와 지자체는 기업 살리기에 중점을 두고 향후 지원 청사진을 보다 과감하게 그려야 한다. 기업이 살아야 위기를 극복하고 가계 경제가 소비를 창출하는 선순환 구조가 살아난다. 지원받은 기업에 사회적 경제적 책임을 다하도록 촉구하며, 충분한 지원과 기회를 부여해야 한다.
독도 잘 쓰면 약이 된다는 말이 있다. '호메시스 효과'라고도 하며, 진통제에 소량의 마약 성분이 쓰이는 경우를 의미한다. 벌의 독은 치명적이지만 봉침으로 활용될 때 약이 된다. 자외선은 피부암의 원인이 되기도 하지만 적당한 햇빛은 비타민D를 합성시키는 약이 된다. 독성이 있는 물질이라도 소량을 사용하면 오히려 인간 생리활동을 촉진할 수 있는 긍정적인 작용을 한다는 의미이다.
경제에도 독을 잘 쓰면 약이 된다. 즉 호메시스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IMF 위기와 금융위기 때 우리는 정보화 IT, BT산업 등 신사업에 지원하고 투자해 굴뚝산업 위주에서 산업 구조조정, 일자리 창출 등을 이루어 낼 수 있었다.
기업에 대한 지원은 우선 규제개혁에서 시작해야 한다. 핀테크 산업 육성을 위해 도입한 규제 샌드박스처럼, 기업을 옥죄고 있는 규제들을 과감하게 풀어야 한다. 모래사장에서 아이들이 뛰어노는 것처럼 기업들이 의욕을 가지고 새로운 영역에서 자유롭게 놀게 만들어야 한다. 각종 규제로 인해 출시할 수 없었던 상품을 빠르게 시장에 내놓을 수 있도록 하고, 문제가 있으면 사후 규제해야 한다.
향후 발전 가능성이 높은 바이오 산업에도 이를 적극적으로 도입해야 한다. 한국 바이오 기업들의 코로나19 진단키트와 관련한 뛰어난 검진과 생산 능력이 없었다면 우리는 국제사회에서 주목받지 못했을 것이다. 북한과 관련한 뉴스에만 관심을 두는 수준에 머물렀을 것이다. 이제 위기이자 기회가 왔다. 정부는 규제부터 풀어야 한다. 독이라고 생각하지 말고 규제를 풀어야 한다. 우리가 잘 활용하면 약이 된다.
4·15 총선의 표심은 '경제를 회복시키고 일자리를 지켜 달라'는 요청이다. 코로나19의 진정한 극복은 방역 완성이 아니라, 기업 일자리 지키기와 새로운 일자리 창출이 그 핵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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