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짠' 하고 나타났다. 북한 매체에 공식 등장해 건재를 과시한 것이다. 잠적 기간이 길어지며 신변 이상설이 나왔고 후계 문제와 지도 체제에 대한 새로운 전망과 분석이 줄을 이었다.
미국 CNN을 비롯한 전 세계 언론들은 실체적 진실을 캐는 언론 특유의 탐색 본능을 되살리며 그의 소재지와 신체 이상설에 대한 해답을 찾는 숨바꼭질을 시작해 왔다. '과연 어디에 있으며 건강에 이상은 없을까?'라는 그 나름의 분석이 꼬리에 꼬리를 무는 가운데 탈북자 출신 미래통합당 태영호, 지성호 국회의원 당선인의 한마디는 타고 있는 장작에 기름을 부은 꼴이 되었다.
일반적으로 정보 수집을 위해서는 북한에 연고를 둔 휴민트(HUMINT·사람을 통해 수집한 인적 정보), 장소 관련 첩보는 테킨트(TECHINT·인공위성과 정찰기 등을 활용한 군사 기술 정보)에 의한 것, 테킨트에는 시긴트(SIGINT·각종 신호 정보)와 코민트(COMINT·통신 감청 정보), 이민트(IMINT·영상 정보) 정보로 일반적으로 나눈다.
정보의 가치 구분은 확신은 가지만 확인되지 않은 첩보(intelligence)와 확인된 사실인 정보(information)로 나눈다. 잡으려는 자와 잡히지 않으려는 자와의 수 싸움은 일반인의 상상을 뛰어넘는다. 금번에도 북한은 김정은 전용열차를 원산역에 노출시키며 김 위원장이 원산 특각에 머물러 있다는 미끼(위장 노출)를 여러 차례 던졌다. 미국은 300㎞ 상공에서도 차량 번호판 판독이 가능한 군사위성으로 전용열차 사진을 명확히 탐지했겠지만 김 위원장이 원산에 있다는 사실을 믿었을까? 며칠 뒤 김 위원장은 원산의 반대편인 평남 순천에서 건재하다는 모습을 드러냈다. 어설픈 미끼는 도리어 상대방에게 가짜라고 판단할 정보를 주며 역효과를 내는 것이다. 선수들은 서로를 알아본다.
정보원들은 일반적으로 I.O(Intelligence Officer)라 부른다. 첩보 현장에서 가장 좋은 녹음기는 사람의 머릿속에 정보를 입력하는 것이다. 쉽게 들키지 않으며 또 들키더라도 물증이 없다. 흔히 영화에 나오는 사람의 신체에 녹음 기능을 붙이는 작업은 영화로만 즐길 뿐이고 상황에 따라 극히 제한적으로 사용하는 기능일 뿐이다. 인간은 훈련에 따라 기억하는 시간을 늘릴 수 있지만 대체로 30분 정도 분량의 내용을 암기한다고 한다. 서로의 잘 훈련된 파트너는 대략 30분을 단위로 시간을 끊어 주며 화제를 돌리거나 농담을 하며 파트너를 배려해 준다. 화장실 가는 시간을 마련해 주는 것이다. 무엇을 하는지는 독자의 상상에 맡긴다.
김정은 부재 기간 중 미국 트럼프 대통령의 언론 답변 내용을 보면 CIA 대북 담당 부서 정보에서도 정확히 파악하지 못했고, 오락가락한 정보를 가지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전 세계인이 주목하는 미국 대통령의 위상은 말 한마디에도 엄청난 가치를 지니기에 주요 사안에 대해 함부로 말하지 않을뿐더러 더군다나 오락가락하지 않는다. 금번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 내용을 일자별로 분석하면 대북 정보 수집에 혼선이 있었다는 사실에 대체로 동의할 것이다. 이 시간 이후 CIA 내부에서는 핵 적대국인 북한 정보 수집 기능을 강화하기 위하여 엄청난 예산을 마련, 술래잡기 첨단 장비들을 보강하고 개발할 것으로 보인다. 술래를 잡기 위한 첨단 기법과 더 꼭꼭 숨기 위한 새로운 기법 개발 게임이 첩보 영화의 한 장면처럼 벌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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