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기고] 새내기 선생님 "첫 제자 보고 싶어요"

장연교 대구동덕초교 교사

장연교 대구동덕초교 교사
장연교 대구동덕초교 교사

요즘 SNS에는 '1년 전 오늘' 또는 '보관함'이라는 기능이 있다. 1년 전 이맘때 내가 어떤 사진을, 글을 SNS에 올렸는지 보여주는 것이다.

1년 전 3월 나는 5학년 담임으로서 나의 첫 번째 기간제 교사 생활을 시작했다. 교실을 꾸미고, 학생들과 규칙을 정하고, 밤새 준비한 수업 자료로 수업도 하고…. 여러 준비를 하며 힘들었다는 투정과 함께 내가 얼마나 즐거웠는지, 또 뿌듯했는지에 대해 남긴 글들을 쉽게 찾을 수 있었다.

그로부터 약 1년이 지난 지금, 나는 신규 교사로서 작년과는 또 다른 새 학기를 맞이하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에는 아직 코로나19 확산 여파가 남아 있다. 전국의 학교가 개학을 연기하다가 '온라인'으로 개학했다. 이처럼 온라인 개학은 세계적으로도 유례가 없는 일이라고 한다.

나는 신규 교사이기 때문에 아직 서툴고 모르는 점이 많다. 하지만 교내 교사들 간의 연락망을 탄탄히 구축해 놓은 덕에 여러 선생님들의 도움을 받을 수 있었다. 우리 교육청의 신규 멘토링, 현직 선생님들이 직접 참여한 커뮤니티 사이트 등이 있어 든든하다. 학교 내에서의 업무뿐만 아니라 담임으로서 꼭 필요한, 다양한 조언과 자료들도 얻을 수 있다.

휴업을 하며 달라진 점은 근무 환경뿐만이 아니다. 가장 기대하고 설레던, 나의 첫 제자들과의 만남이 랜선을 통해 이루어지게 되었다. 학급 홈페이지에 알림장과 공지사항을 올리는 것으로 첫인사를 하게 된 것이다.

사실 학생들을 만날 수 없다는 사실이 가장 아쉽다. 하지만 현 시국에서는 어쩔 수 없는 조치이다. 비록 실제로 만날 수는 없지만 문자와 학급 홈페이지, 그리고 그 밖의 다양한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활용하여 학생·학부모님들과의 소통을 계속 이어나가고 있다.

이러한 소통의 창구에는 학생들이 휴업 기간 중에도 학습을 이어나갈 수 있도록 학습 참고 영상과 매주 수행할 과제를 '업로드'하고 있다. 처음에는 학생들의 참여율이 낮지는 않을지, 혹은 나의 설명이 부족하여 과제 수행과 학습에 어려움은 없을지, 학부모님과의 소통은 원활히 이루어질 수 있을지 등 의문점들이 생겼다.

하지만 나의 설명과 예시를 따라 바로바로 과제를 수행하는 학생들, 그리고 문자 안내에 회신을 해주는 학부모님들을 보며 이러한 소통 방식에 신뢰를 얻게 되었다. 아직 대면하지 못한 우리 반 학생들과 학부모님들에게 벌써 정이 드는 것 같다.

갑작스럽게 바이러스가 유행해 우리는 모두 문을 꽁꽁 걸어 잠그고, 가까운 사람들과도 가까이 지내지 못한 지 여러 날이 지나고 있다. 간혹 문밖을 나설 때에는 꽁꽁 걸어 잠근 문처럼 우리의 얼굴도 마스크로 꽁꽁 싸매야 한다.

그러나 우리의 마음만큼은 열어두고 소통의 창도 활짝 열어두고 있는 것 같아 한결 마음이 놓인다. 지금처럼 인터넷의 발달에 감사한 적이 없었던 것 같다. 문자와 인터넷,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통한 소통도 좋다.

다행히 곧 등교할 수 있게 되었다. 최근 교육부가 13일 고3부터 순차적으로 등교한다고 발표하였다. 초등학생들도 20일부터 세 차례로 나누어 학교에 갈 수 있게 되었다. 그래도 아쉬움은 남는다. 코로나19가 확산되지 않게 신경 써야 할 게 많다. 얼른 상황이 좋아져 나의 첫 제자들과 마스크 없이, 바이러스의 위협 없이 마음껏 웃고 이야기할 수 있는 날이 오길 간절하게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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