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이용수 할머니 "성금 '위안부'들에 안 써…수요집회 불참할 것"

"위안부 단체에 이용만 당해…수요집회 없애야" 주장
윤미향 비례 당선인 "성금 모두 드려, 이 할머니도 받으셨다"

일본군
일본군 '위안부' 피해 생존자인 이용수 할머니가 7일 오후 대구시 남구 한 찻집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수요집회를 없애야 한다고 주장하며 관련단체를 비난하고 있다. 연합뉴스

일본군 성노예제('위안부') 피해자인 이용수(92) 할머니가 정의기억연대(옛 정대협) 등 관련 단체를 상대로 수요집회 폐지 필요성과 성금 사용처 관련 의문을 주장했다.

이 할머니는 7일 대구 남구 한 찻집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수요집회를 없애야 한다. 하나도 도움이 안 된다. 학생들 고생시키며 푼돈만 없애고 교육도 제대로 안 된다"면서 "더는 어떤 단체와도 함께하지 않을 것이다. 다음 주부터 수요집회에 참석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자신이 30년 가까이 위안부 대책 관련 단체에 이용당했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이 할머니는 "현금 들어오는 거 알지도 못하지만, 성금·기금 등이 모이면 할머니들에게 써야 하는데 할머니들에게 쓴 적이 없다"고 말했다.

관련 단체가 출판한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 사례 도서에 대해서도 "내용 검증이 제대로 되지 않은 채 나와 판매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21대 총선에서 더불어시민당 비례대표로 당선된 윤미향 전 정의기억연대 이사장을 향해서도 더욱 날을 세웠다.

이 할머니는 "위안부 문제는 정대협 대표였던 윤 씨가 와서 해결해야 한다. 윤 씨는 국회의원 하면 안 된다.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윤 당선인이 최근 언론과 인터뷰하면서 '이 할머니가 윤 당선인을 지지하고 덕담을 나눴다'는 얘기에 대해서도 "모두 윤 당선인이 지어낸 말"이라고 덧붙였다.

이 할머니는 앞으로 계획에 대해 "혼자서라도 위안부 역사관을 세워 선생님들의 자원봉사 등을 통해 한국 학생들과 일본의 젊은이들에게 옳은 역사를 가르치는데 전념할 것이다. 옳은 역사를 가르치는 것이 위안부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윤미향 정의기억연대 이사장이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린
윤미향 정의기억연대 이사장이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린 '1431차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해결을 위한 정기수요시위'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의기억연대 전 이사장인 윤 당선인은 이 할머니 주장이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모금액과 성금 등은 위안부 할머니 등에게 모두 드렸다는 것이다.

윤 당선인은 "(이용수 할머니의 주장은) 그럴 리가 없다. 이미 뉴스에 보도된 내용들도 있고, 2015년 한일 합의 이후에는 1억원도 모금해서 드렸다"며 "이용수 할머니도 받으셨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 할머니가 이 같은 주장을 내놓은 이유에 대해 "왜 그런 것인지는 제가 뭐라고 답을 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앞에서 정의기억연대가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 해결을 위한 정기 수요시위를 하고 있다. 정의연은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온라인 생중계로 수요시위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앞에서 정의기억연대가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 해결을 위한 정기 수요시위를 하고 있다. 정의연은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온라인 생중계로 수요시위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경희 정의기억연대 사무총장도 "성금은 피해 할머니들을 돕고 관련 책을 출판하는 등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 해결을 위한 활동 전반에 쓰여왔다. 모든 내역은 투명하게 공개했다"며 "이용수 할머니께도 수시로 연락을 드리고 마스크나 드시고 싶은 음식 등 필요한 물품을 계속 보내드리고 있다"고 말했다.

한 사무총장은 "30년 간 싸우기도 하고 다시 함께 운동하기도 하는 지난한 과정에서 할머니가 서운하셨던 것이나 오해한 부분도 있을 수 있다"면서 "할머니의 기억의 혼란이나 서운한 감정, 건강이 취약한 상황을 이용하려는 사람이 있는 것 같아 안타깝다. 꾸준히 전화를 드리고 있고 내일도 찾아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윤 당선인과 관련해서는 "할머니가 처음에 윤 전 이사장이 비례대표 의원 후보자가 됐을 때는 '열심히 잘해라', '잘됐다'고 말씀을 하셨는데 나중에는 '가면 안 된다. 끝까지 나랑 같이 있어야지'라고 말씀하셨다"며 "운동과 윤 대표를 떨어뜨려 생각하기 어려우셨던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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