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연 "이용수 할머니께 1억원 전달" 영수증 공개

이용수 할머니 "'위안부' 성금 불투명"…정의연 "후원내역 공개"
"이 할머니 등 피해 당사자들 덕에 지금껏 '위안부' 운동…후원금 모두 피해문제 해결에 활용"

일본군 '위안부' 피해 생존자인 이용수 할머니가 7일 오후 대구시 남구 한 찻집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수요집회를 없애야 한다고 주장하며 관련단체를 비난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의기억연대가 8일 수요집회 성금과 회계 처리에 대해 성금 이체 내역을 공개했다.

전날 수요집회 회계 처리 등 문제를 제기한 일본군 성노예제('위안부') 피해자 이용수(92) 할머니 주장에 대해 정확한 사실관계를 밝히겠다는 취지다.

정의연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우선 "이 할머니와 같은 피해 당사자들이 있었기에 지금껏 전시 성폭력 피해 문제 해결을 위한 운동을 할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이어 "30년간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과 무수히 많은 국내외 시민들과 함께 만들어 온 운동의 역사가 훼손되지 않아야 한다는 마음에 잘못 전달됐거나 오해 소지가 있는 부분에 대해 입장을 밝힌다"고 설명했다.

정의연은 매 수요집회 때 시민들이 낸 후원금을 피해자 지원 쉼터 등 전국에 사는 피해자 할머니들을 돕는 데 써왔다고 밝혔다. 후원금은 수요집회 개최, 피해자들이 제기한 소송 지원, 역사 왜곡 바로잡기 콘텐츠 제작 및 홍보 등 모두 '위안부' 피해 문제 해결에 활용했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사용 내역은 모두 정기 회계 감사를 받았으며, 국세청 홈택스 공익법인 공시로도 투명하게 공개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정의연은 문제를 제기한 이용수 할머니에 대한 지원금 영수증을 공개했다.

정의기억연대가 8일 공개한 수요집회 등 성금 지급내역 영수증. 이용수 할머니에게 생활비와 성금을 전달한 이력이 기록돼 있다. 정의기억연대 제공

정의연에 따르면 이 단체 전신인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가 지난 1992년 7월 생활지원금 명목으로 100만원을 지급했다. 지난 2017년 11월엔 정의연이 이 할머니에게 성금 1억원을 전달했다. 이 성금은 지난 2015년 한일 '위안부' 합의 대가로 일본 정부가 피해자들에게 지급하기로 한 10억원을 피해자들이 거부한 뒤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모은 것이다.

정의연 관계자는 "2017년 하반기 100만 시민 모금 결과로 이 할머니께 여성인권상 상금 1억원을 드렸다"면서 "지난 1992년 이후 피해자들에게 전한 지원금 내역도 순차적으로 공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의기억연대가 8일 공개한 생활지원금 지급 영수증. 1992년 7월 15일 이용수 할머니에게 생활지원금 100만원을 전달해 이 할머니가 확인 도장을 찍은 것으로 나타나 있다. 정의기억연대 제공

정의연은 이 할머니가 총선 당선(더불어시민당 비례대표)을 이유로 정의연을 떠나는 윤미향 전 대표에게 "서운함과 섭섭함을 느끼셨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에 대한 존경과 감사의 뜻, 이 할머니 주장에 따른 논란이 정치권에 악용되지 않았으면 한다는 뜻을 함께 밝혔다.

단체는 "이용수 할머니 등 피해자들과 정의연(정대협)이 지난 30년간 운동의 역사 속에서 맺어온 관계는 혈연가족을 넘어 가슴과 가슴, 활동과 활동으로 이어진 것이라고 감히 말씀드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할머니의 말씀이 할머니의 마음과 달리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해 그 누구보다 헌신적으로 활동했던 피해자들의 명예와 운동의 역사를 훼손하는 데에 악용되지 않기를 진심으로 바란다"고 덧붙였다.

김성원 미래통합당 대변인. 연합뉴스

같은 날 미래통합당은 윤 당선인에게 "입신양명과 영달을 위해 위안부 할머니도 이용했다"고 비판을 쏟아냈다.

김성원 통합당 대변인은 논평에서 "이 할머니의 회견 내용이 사실이라면 충격적"이라며 "윤 당선인은 일제 치하에 모진 고초를 겪은 위안부 할머니들의 아픔조차 자신의 영달을 위해 이용한 것밖에 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윤 당선인이 입신양명을 위해 '이 할머니가 출마를 응원했다'고 거짓말했다면 마땅히 사퇴해야 한다"고 쏘아붙였다.

통합당은 윤 당선인 공천 문제를 거론하며 연일 공천 논란을 낳는 더불어민주당에 화살을 돌리기도 했다.

이번 총선 범여권 당선인 가운데 최혜영 당선인은 기초생활비 부정수급 의혹을 받았다.

용혜인 당선인은 유튜브 영상에서 '국회의원 배지 중고거래' 농담을 해 논란이 됐다.

양이원영 당선인은 탈원전 부도 위기 기업에 "풍력에 투자하라"고 권유해 비판받았다.

양정숙 당선인은 부동산 투기 의혹을 받고 있다.

김 대변인은 "시민당 당선인들과 관련한 논란이 이어지는 것은 후보등록일 불과 8일 전에 정당을 급조해 후보자들을 졸속으로 검증하다 보니 벌어진 일"이라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