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금배지 동기' 김태년·주호영…21대 국회 협치 가능할까

[요주의 VS]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VS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

21대 국회의 여당과 제1야당의 첫 원내대표가 선출됐다.

하루 간격으로 선출된 더불어민주당 김태년 원내대표와 미래통합당 주호영 원내대표는 협치를 통해 '일하는 국회'를 만들자며 한 목소리를 냈지만, 원 구성 협상과 3차 추가경정예산 등을 놓고 미묘한 입장차를 보이며 긴장감이 감도는 모습이다.

◆친노출신 친문 김태년…수도권 4선의 '주류'

김 원내대표는 수도권 4선의 중진으로 '친노 출신 친문'으로 꼽힌다. 친문 의원 중에선 '이해찬계' 당권파로 분류된다. 노무현 정부부터 문재인 정부까지 진보 진영 주류세력으로 한단계씩 차근차근 밟아왔다.

대학을 졸업하고 경기 성남에서 성남청년단체협의회 의장, 민주주의민족통일성남연합 공동의장 등을 지내며 풀뿌리 시민운동 활동을 펼쳐왔다.

더불어민주당 김태년 신임 원내대표가 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김태년 신임 원내대표가 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2002년 대선 경선 당시 노무현 후보 선거대책본부 성남 공동본부장을 맡아 제도권 정치에 발을 들였고, 2004년 17대 총선에서 당선해 40세의 나이로 국회에 입성했다. 18대 총선에서 전국 최소 격차인 129표 차이로 고배를 마셨으나, 지역에서 절차탁마한 끝에 19·20·21대 총선에서 내리 당선했다.

재선 때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 간사로서 20대 총선 선거구 획정, 보궐선거 연 1회로 축소, 온라인 입당 허용, 안심번호 여론조사 도입 등을 여야 합의로 처리해 협상력을 인정받았다.

◆비주류로 꼽히는 주호영…여당 잠룡꺾고 몸집키워

통합당 내에서 비박계로 꼽히는 주 원내대표는 2004년 17대 총선에서 한나라당 소속으로 대구 수성을에 출마해 당선된 뒤 이곳에서 내리 4선을 했다. 지난 16년간 대표적인 '친이'(친이명박)계로 분류돼왔다.

초선이던 2007년 한나라당 대선후보 경선 당시 이명박 후보의 삼고초려로 비서실장에 영입됐고, 대통령 당선인 대변인을 지냈다. 재선일 때는 한나라당 원내수석부대표와 이명박 정부 초대 특임장관을 맡아 여야 협상과 당내 친이·친박(친박근혜)계 갈등 중재에 앞장섰다.

제21대 국회 미래통합당 첫 원내대표에 선출된 주호영 의원이 8일 국회에서 열린 2020년 원내대표 및 정책위의장 선출을 위한 당선자총회에서 당선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21대 국회 미래통합당 첫 원내대표에 선출된 주호영 의원이 8일 국회에서 열린 2020년 원내대표 및 정책위의장 선출을 위한 당선자총회에서 당선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3선 시절인 2014∼2015년 이완구 원내대표와 발을 맞춰 정책위의장으로서 박근혜 정부 입법 과제 해결에 앞장섰고, '친박 핵심'으로 불리는 김재원·윤상현 의원과 함께 대통령 정무특보에 임명되기도 했다.

20대 총선 당시 '친이계 공천 학살'의 대상이 되며 친박과 다시 대척점에 섰고, 탈당 후 무소속으로 당선돼 새누리당에 복당했다. 국정농단 사태가 한창인 2016년 12월에는 비주류 의원들과 함께 새누리당을 탈당해 바른정당으로 옮겼고, 원내대표를 맡았다.

2017년 대선 때는 바른정당 공동선거대책위원장으로 유승민 후보를 지원했다. 이후 보수통합을 주장하는 의원들과 함께 자유한국당으로 복당해 탈당과 복당을 거듭했다.

이번 4·15총선에서 지역구를 대구 수성갑으로 옮겨 여권 잠룡 더불어민주당 김부겸 의원을 꺾으면서 정치적 체급을 한층 키웠다는 평가다.

29일 국회에서 열린 제2차 본회의에서 긴급재난지원금 기부금 모집 및 사용에 관한 특별법안이 가결되고 있다. 연합뉴스
29일 국회에서 열린 제2차 본회의에서 긴급재난지원금 기부금 모집 및 사용에 관한 특별법안이 가결되고 있다. 연합뉴스

◆정책통의 금배지 동기…출발부터 긴장감

김 원내대표와 주 원내대표는 2004년 17대 국회에 첫 입성한 '금배지 동기'다.

김 원내대표가 잠시 자리를 비웠던 18대 국회를 제외하면, 12년 동안 함께 국회에서 일했다. 두 원내대표는 19대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서 함께 활동한 바 있다.

하지만 수도권이 지역구인 김 원내대표와 21대 국회까지 대구에서만 내리 5선인 주 원내대표 사이에 접점은 크게 없었다.

김 원내대표가 1964년생, 주 원내대표는 1960년생으로 각각 전남 순천, 경북 울진 출생이다. 학생운동과 시민운동을 주도하다 정계에 입문한 김 원내대표와, 판사를 지낸 주 원내대표는 서로 살아온 길로 다르다.

다만 두 사람 모두 인정받는 '정책통', '전략통'이라는 점은 공통점이다.

김 원내대표는 국회 정치개혁특위 간사, 대선 중앙선대위 공동특보단장, 정책위의장 등 협상력을 인정받았습니다. 특히 추미애 대표에 이어 이해찬 대표 체제에서 연달아 정책위의장으로 중용되며 능력을 입증했다.

주 원내대표 역시 대통령 당선인 대변인, 원내수석부대표, 정책위의장, 원내대표(바른정당) 등 당 요직을 두루 거쳤다.

원내대표에 선출된 후 두 사람은 서로 덕담을 건넸다.

김 원내대표는 "대표적인 국회 신사로 내공이 깊으신 분"이라고 주 원내대표를 평가했고, 주 원내대표도 "협상 경험이 많은 훌륭하신 분"이라고 화답했다.

벌써 두 사람 사이에 표한 긴장감도 감돈다.

김 원내대표가 제안한 상시국회 가동과 관련해 주 원내대표는 이날 "일하는 국회는 찬성하지만 조문이나 현실적으로 운영하는데 문제가 없는지 확인을 하고 답을 내겠다"는 반응을 보였다. 또 "협조할 건 과감하게 하겠지만 야당을 경청하지 않으면 문제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앞으로 상임위원장 배분 등 21대 국회의 원 구성 협상을 두고도 기싸움이 예상된다. 과거 야당 몫이었던 법제사법위원장과 예산결산특별위원장 자리를 두고, 여당의 몸집이 커진 상황에 이견이 나올 수 있다.

또 3차 추경 논의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출범 문제 등도 팽팽한 줄다리기를 할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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