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거창국제연극제 올해도 물 건너가나?

거창국제연극제 표류 5년, 행정의 갈등조정역량 아쉬워

지난 2018년 거창군 위천면 수승대 야외 극장에서 울산시 시립예술당 악극 불매 공연. 사진 독자 제공
지난 2018년 거창군 위천면 수승대 야외 극장에서 울산시 시립예술당 악극 불매 공연. 사진 독자 제공


30여 년간 거창군의 간판 문화상품이 되어왔던 '거창국제연극제'가 대회 중단 5년째를 맞았지만 좀처럼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지역 문화계에선 거창군과 거창국제연극제집행위원회(이하 집행위)가 해묵은 감정 싸움보다 서로 지혜를 모아 거창국제연극제를 하루빨리 살려내기를 바라고 있다.

거창국제연극제 문제는 집행위가 예산집행의 투명성 문제로 감사원 지적을 받자 지난 2016년 거창군이 예산 지원 중단을 결정하면서 갈등이 시작됐다.

거창군은 2018년 12월 집행위와 연극제 상표권을 사들이기로 공식적인 계약을 체결하고 양측 감정가의 중간 금액을 연극제 측에 보상하기로 해 실마리가 풀리는 듯 했다. 하지만 애초 거창군이 추산했던 금액보다 감정금액이 턱없이 높게 나오면서 문제가 더 크게 꼬였다.

이 문제는 법적 다툼으로 번졌다. 법원은 거창군이 애초 평가한 11억 261만원의 감정금액을 화해권고결정 금액으로 확정했으며 거창군은 오는 6월 30일까지 이 금액을 집행위에 지급해야 하는 부담을 안고 있다.

양측은 소송에 의한 해법이 군민의 시선이 곱지 않다고 보고 합의를 통한 문제해결에 나서 상표권 이전에 대한 보상금 8억원 등을 담은 합의안을 마련했다.

하지만 지난 1일 거창군의회는 "집행위의 일방적인 요구에 끌려갈 수 없다"며 이 합의안을 거부하면서 또다시 벽에 부딪혔다. 올해 거창국제연극제도 무산될 가능성이 커졌다.

일각에서는 군수의 갈등 조정능력과 협상력 부족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있다. 문화계 한 인사는 "거창국제연극제가 장기 표류하게 된 상황은 집행위, 거창군, 군의회의 공동책임이 크다"며 "특히 상표권 매입에 따른 계약과정에서 군의 어설픈 접근이 문제를 더욱 꼬이게 했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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