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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아진 '여성 변호사' 위상…대구경북 전체의 15.6%

2018년 전국 女 법조인 비율 29%…로스쿨 도입 후 6년 새 10%p 늘어
이혼 소송 중심으로 수요 증가세

대구지방법원 인근 건물에 법률사무소들이 빽빽이 들어서 있다. 매일신문 DB
대구지방법원 인근 건물에 법률사무소들이 빽빽이 들어서 있다. 매일신문 DB

사회 각 분야로의 여성 진출이 활발해지고 있는 가운데 법조계에서도 여성 법조인의 활약이 두드러지고 있다. 로스쿨에서 배출하는 법조인이 급증하면서 최근에는 여성 변호사만의 특화된 분야를 개척하는 등 남성 일변도였던 법조계가 달라지고 있다.

통계청과 여성가족부가 발표한 '2019 통계로 보는 여성의 삶'에 따르면 법조인(판사, 검사, 변호사) 여성 비중은 2018년 28.7%로 나타났다. 로스쿨 출신 법조인이 처음으로 배출된 2012년(18.7%)에 비해 10%p 증가한 수치다.

지역 법조계에서 활동하는 여성들도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다. 대구변호사회에 따르면 현재 대구경북에서 활동하는 여성 변호사는 106명으로 전체 변호사(678명)의 15.6%를 차지하고 있다. 대구변호사회가 지난 2012년 집계한 여성 변호사는 23명으로 전체 회원(406명) 회원 중 5.6%에 불과했다.

오랜 기간 법조계에 몸 담았던 법조인 가운데 지금으로선 상상하기 어려운 과거 업계 분위기를 떠올리는 이들이 많다. 판사 출신 남대하 변호사는 "법조인 자체가 적었던 시절 여성 판사들은 직원 등으로 오해 받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며 "법조계는 물론 사회 전반에 진출한 여성들을 찾아보기 어려웠던 때의 이야기"라고 했다.

여성 법조인들 역시 빠르게 바뀌는 업계 및 법정 분위기를 체감하고 있다고 말한다. 김계희 변호사는 "10년 전만 해도 지역 여성 변호사는 손에 꼽을 정도여서 가정법원에 들르면 변호인이 아닌 재판 당사자로 볼 정도였다"며 "과거 개업한 여성 변호사는 정말 찾아보기 어려웠지만 요즘은 1인 여성 법률사무소가 많이 등장하는 등 해가 거듭할수록 분위기가 다르다"고 말했다.

변호사 증가로 수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최근에는 여성 변호사란 사실을 적극 내세우는 곳도 많아졌다. 여성 고객이 속내를 쉽게 터놓을 수 있는 변호사를 찾는 경우가 많아지면서다.

대구지방법원 인근 법조타운에서는 간판에 붉은 색이나 '여성'이란 문구를 넣어 여성 변호사임을 드러내는 경우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포털 등 온라인에서도 ▷여성 변호사 친절 상담 ▷여성 변호사의 가정법률 상담 ▷양육비, 재산분할, 상간자 소송 등 여성 의뢰인의 눈길을 끌려는 광고가 등장하고 있다.

지역 한 여성 변호사는 "재판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지만 이혼 소송 등에서 남성 측이 여성 변호인을 선임하면 조금은 유리해보이지 않을까란 기대감으로 여성 변호사를 찾는 경우가 있다"며 "최근에는 기업법무, 형사 사건 등에서도 여성 법조인이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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