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 '코로나19 임시 합동분향소' 눈길…"전액 사비로"

창원 한 시민단체 대표, 주말마다 대구 찾아 분향소 운영

지난달부터 주말마다 코로나19 임시 합동분향소를 운영하고 있는 최연길 진실을 위한 시민모임 대표. 박상구 기자
지난달부터 주말마다 코로나19 임시 합동분향소를 운영하고 있는 최연길 진실을 위한 시민모임 대표. 박상구 기자

대구에 코로나19 사망자를 추모하는 임시 합동분향소가 설치돼 눈길을 끌고 있다.

최연길 진실을 위한 시민모임 대표는 9일 대구 수성구 두산오거리에 코로나19 사망자를 위한 임시 합동분향소를 설치해 오후 2시부터 8시까지 조문객을 받았다. 이날 현장을 찾은 조문객은 300명에 달했다.

최 대표는 20년 이상 경남 창원에서 시민단체 활동을 하면서 2016년에는 총선 출마까지 한 인물로 5t 트럭을 몰고 다니며 4월 9일 대구 달서구 코오롱야외음악당을 시작으로 주말마다 코로나19 임시 합동분향소를 운영하고 있다. 지금까지 12회 분향소를 설치하면서 다녀간 조문객만 수천명에 달한다. 평생을 경남 지역에서 보낸 그가 대구에서 활동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는 초기 방역 실패가 대구에 유독 많은 사망자를 발생시켰다며 정부·지자체 정책을 지적하기도 했다.

최 대표는 "아무 연고도 없는 대구에 매주 와서 분향소를 차리는 것은 누군가는 대구의 코로나19 사망자를 추모해야 한다는 생각 때문"이라며 "대구시에 분향소 설치를 요구했지만 아직 상황이 종료되지 않았고 추가감염 가능성이 있다는 이유로 거절당했다. 정부와 지자체 실수로 대구는 특히 큰 피해를 입었다는 생각에 위로하려고 왔다"고 말했다.

일절 후원을 받지 않았다는 점도 눈에 띄었다. 오히려 현장 조문객에 마스크를 무료로 나눠주면서 한때 조문객이 줄을 서기도 했다.

최 대표는 "혹시라도 돈벌이를 위해 분향소를 설치한다는 등 이상한 소리가 나올까 싶어 전액 사비로 설치했다. 분향소에 있는 국화 100송이도 딸아이가 준 어버이날 용돈 10만원으로 마련했다"며 "지금까지 분향소 운영에만 수백만원이 들어간 만큼 나도 계속 하기는 어렵다. 불쏘시개 역할에 만족하고 대구 시민사회에서 추모 분위기를 이어가줬으면 하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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