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큰롤 선구자 가운데 한 명으로 꼽히는 미국의 작곡가이자 가수, 리틀 리처드(본명 리처드 웨인 펜니먼)가 9일(현지시간) 타계했다고 AP 통신을 비롯한 외신들이 전했다. 향년 87세.
가족들은 이날 성명을 통해 리처드가 골수암으로 테네시주 툴라호마에서 숨을 거뒀다고 밝혔다.
러처드는 자신을 스스로 '로큰롤의 설계자'라고 불러왔다. 1932년 조지아주 메이컨 태생인 그는 1950년대 중반부터 '투티 프루티'(Tutti Frutti), '롱 톨 샐리'(Long Tall Sally) 등 숱한 히트곡을 남겼다. 그는 전 세계적으로 3천만장이 넘는 음반 판매를 기록했으며, 그의 음악은 R&B(리듬앤드블루스)의 착근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를 받는다.
AP 통신은 '투티 프루티'에 대해 1956년 발매와 함께 미국 전역의 라디오와 레코드플레이어(전축)로부터 폭발음을 내며 마치 수류탄처럼 상륙했다고 평가했다. 또 로이터 통신은 리처드의 음악은 당시 미국 내에서 인종차별이 심하던 시기였음에도 젊은 흑인과 백인 팬들을 동시에 끌어들였다고 평가했다.
리처드는 과거 인터뷰에서 "나는 로큰롤이 모든 인종을 하나로 묶는다는 생각을 해왔다"면서 "나는 흑인이지만 팬들은 개의치 않는다. 나는 그것이 기분이 좋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그는 인터뷰나 팬들에게 "나는 창시자이자 해방자다. 나는 로큰롤의 설계자"라고 말해왔다.
그는 무대에서도 튀는 의상과 분장, 퍼포먼스로 팬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로이터통신은 리처드가 1950년대 후반과 1960년대 초반 전성기에 광인처럼 피아노를 두들기며 "외치고, 신음하고, 절규하고, 전율했다"고 평가했다.
로이터통신은 비틀스의 폴 매카트니는 물론 믹 재거, 제임스 브라운, 오티스 레딩, 데이비드 보위, 로드 스튜어트 등과 같은 작곡가 겸 가수들이 리처드의 영향을 받았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 때문에 롤링 스톤스의 믹 재거, 밥 딜런, 엘튼 존, 비틀스의 링고 스타 등 숱한 전설적 뮤지션들이 이날 고인에게 받은 영향을 고백하며 그를 애도했다.
믹 재거는 SNS에서 "그는 내 10대 초반에 가장 큰 영감을 줬고, 그의 음악에서는 1950년대 중반 음악계를 처음 강타한 그 때처럼 여전히 날 것의 짜릿한 에너지를 느낄 수 있다"고 썼다.
재거는 "함께 투어를 돌 때면 매일 밤 그가 어떻게 움직이는지 지켜보고, 관객을 즐겁게 하고 몰입하게 하는 방법을 배우곤 했다"고 회고했다.
밥 딜런은 "어린 소년 시절 리틀 리처드는 빛나는 별이었고 나를 안내하는 빛이었다"며 "물론 그는 영원히 살아있을 것이지만, 삶의 한 부분이 사라진 것만 같다"며 그의 별세에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엘튼 존은 "음악적으로, 보컬에서나 시각적으로나 그는 내게 가장 큰 영향을 줬다"며 "십대 시절 그의 라이브를 보는 것은 인생에서 가장 흥분되는 사건이었다. 온몸에 소름과 전율, 기쁨이 느껴지는 일이었다"고 전했다.
비틀스 드러머 링고 스타는 리처드를 '내게 최고의 음악적 영웅 중 하나'라고 칭하며 "그의 가족들에게 평화와 사랑이 깃들길"이라고 SNS에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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