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재확산에 따라 등교 일정이 또 한번 연기되면서 고3 수험생들 불안이 커지고 있다. 학사 일정과 무관하게 공부하는 재수생에 비해 불리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벌써부터 내년도 수능 재수·반수를 고려하는 분위기도 나온다.
대체로 학년 초는 고3 수험생 집중도가 가장 높다. 그럼에도 올해는 코로나19로 인해 4월 온라인 개학을 한 데다 2개월 째 등교 수업을 하지 못했다.
심지어 11일엔 고3에 대한 등교 개학 일정이 당초 13일에서 20일로 일주일 밀리면서 언제쯤 학교 수업을 받을 수 있을지 기약 없이 기다리게만 됐다. 개학 후에도 어수선한 분위기로 인해 학업에 방해를 받을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개학이 여러 차례 늦춰지면서 학사 일정도 빠듯해졌다. 수업일수와 시수가 줄어든 반면 수업 진도는 그대로인 탓에 단기간 많은 양을 익혀야 할 처지다.
앞서 3월 모의고사가 한달 밀리면서 모의평가와 중간고사를 동시에 준비해야 했고, 수시에 앞서 학교생활기록부(학생부) 등에 '스펙'으로 기입할 교과외 활동도 사회적 거리두기, 외출 자제 영향으로 채 하지 못했다.
수시 입학을 목표로 한 학생들은 보통 3학년 1학기 내에 부족한 활동을 마치는 편이지만 이마저도 여의치 않게 됐다.
이와 달리 재수 등 n수생들은 학원, 독서실 등에서 학사일정과 무관하게 취약과목을 중심으로 학업에 열중하고 있다. 이미 한 차례 배운 과목을 복습하는 등 여유있게 학습하는 추세다.
n수생에게 불리하다고 여겨지던 수시에서도 이들이 반사이익을 볼 수 있다는 전망이 있다. 수업시수가 줄어 활동 내용도 줄어든 가운데 교사들이 기재해야 할 양은 늘어 고3 학생부가 부실해질 수밖에 없기 때문.
특히 올해는 교사들이 모든 학생에게 학생부 '교과 세부 능력 및 특기사항'을 써줘야 해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그럼에도 개학 연기로 중간고사 일정이 밀려 학생부 마감 시간이 부족한 실정이다.
재수학원 한 관계자는 "대입 수시에서 졸업생 지원율은 20% 안팎이다. 합격률은 그보다 낮다"면서도 "올해 재학생 학생부가 부실하다면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 더구나 방학이 2주일로 짧아서 자기소개서, 대학별 고사 대비나 사교육을 받기도 쉽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온라인 강의로는 학습의 벽이 높다는 것도 또 다른 변수다. 이로 인해 고3은 물론 대학교 신입생들 가운데도 재수를 고민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실제 수험생이 주로 찾는 대입 정보 카페 '수만휘'(수능날 만점 시험지를 휘날리자)에는 올 2월 이후 반수를 고민한다는 내용의 게시물이 잇따르고 있다. 대학 교무처에도 휴학이나 반수 문의가 상당수 들어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분위기는 이웃나라 일본에서도 마찬가지다.
이날 마이니치 신문 보도에 따르면 코로나19 감염 확산 영향으로 재수생보다 입시가 불리할 것을 우려한 고3 수험생 사이 '9월 입학제 도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평소 일본 내 많은 고등학교는 4월 개학 후 고교 학과 과정을 일찍 끝낸 뒤 남은 기간을 수험 대책에 집중해 왔다. 그러나 올해는 입시 대비 기간이 최대 수개월 짧아질 수밖에 없어 초조함을 느끼는 수험생이 많은 분위기다.
휴교 장기화로 일본 내 일부 고교에선 한국처럼 온라인 학습을 시작했다. 그러나 이 역히 모든 학생이 스마트폰, 태블릿을 지니고 있지 않아 학습 격차도 크다고 마이니치 신문은 보도했다.
체대 입시 심사가 제때 시행되지 않아 일반 입시로 전환하려는 체육 특기생, 취업을 준비하던 고3 학생도 일자리 감소 우려로 상황이 불안하긴 마찬가지다.
니혼게이자이 신문이 지난 8~10일 18세 이상 남녀 1천16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전화 여론조사에 따르면 일본 국민 56% 이상은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휴교 장기화를 계기로 '9월 학기제'로 전환하자는 주장에 찬성했다. '반대' 답변은 32%에 그쳤다.
요미우리신문이 같은 시기 18세 이상 남녀 1천13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도 9월 학기제 전환에 대해 '찬성'이 54%, '반대'가 34%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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