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차 문제로 아파트 경비원에게 폭행·폭언을 퍼부어 극단적인 선택을 하게 한 입주민을 엄벌해 달라는 국민청원이 게시 하루 만에 동의자 수 14만 명을 넘어섰다.
아파트 주민들은 고인이 생전 근무하던 경비 사무실에 분향소를 마련하고 고인을 추모하는 한편, 해당 사건이 일파만파 퍼지며 누리꾼들 사이에서도 안타까움과 분노가 쏟아져 나오고 있다.
지난 11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저희 아파트 경비아저씨의 억울함을 풀어 달라"는 게시글이 올라왔다. 사건이 발생한 아파트에 거주 중인 입주민이라고 밝힌 청원인은 "숨진 경비원은 아파트 안쪽부터 바깥까지 열심히 청소하실 만큼 근면성실하고 주민들에게도 가족처럼 살갑게 대하는 분이었다"고 기억했다.

해당 아파트는 서울 강북구 우이동 소재로 평소 주차 공간이 협소에 이중 주차가 빈번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비원 A 씨는 지난달 21일 이중 주차된 입주민 B씨의 차를 손으로 밀려고 하다가 B씨로부터 제지를 당했다.
B씨는 이후 A씨를 아파트 관리실로 끌고 가 '해고하라'며 윽박지르고 폭언·폭행을 일삼았다. '쥐도 새도 모르게 땅속에 묻어 죽여버리겠다' 등 폭언은 물론이고 코뼈까지 부러뜨릴 만큼 심한 폭행이 20여 일 간 이어졌다 .
A씨는 지난달 27일 폐쇄회로(CC)TV 사각지대인 경비사무실 안에 있는 화장실에서 여러 차례 폭행당했다. 결국 이튿날 상해 혐의로 B씨를 경찰에 고소했지만 고소인 조사를 받기 전인 지난 10일 자택에서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경찰 관계자는 "이번 주 중으로 B씨를 불러 조사할 예정"이라며 "조사 후 신병확보 필요성에 따라 구속영장 신청 여부도 검토할 것이다"고 밝혔다.
한편, B씨는 자신이 이웃들 앞에서 모욕을 당했다며 지난달 A씨를 모욕죄로 경찰에 고소하기도 했다.
'경비원에 대한 비상식적 요구는 갑질'이라고 긴급 대책회의까지 열었던 주민들도 A씨의 사망 소식에 망연자실했다. 이들은 고인의 근무지에 분향소를 만들어 슬픔을 나눴다. 해당 소식을 접한 누리꾼들도 '명백한 갑질', '가해자의 신상을 공개하라', '사회적 타살이다' 등 가해자를 질책하는 의견을 쏟아냈다.
시민사회단체들도 가해자 처벌과 재발방지책 촉구에 나섰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민주일반연맹과 여러 시민사회단체가 모여 만든 '고(故) 최희식 경비노동자 추모모임'은 12일 오전 서울 강북구 우이동 아파트에서 추모 기자회견을 통해 "이번 죽음은 개인의 비관이 아닌 사회적 타살"이라며 "가해자 처벌과 재발방지책이 마련되어야 한다"고 거듭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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