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반갑다 새책]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나태주 동시집/ 톡 펴냄

'무심히 지나치는/골목길/두껍고 단단한/아스팔트 각질을 버리고/솟아오르는/새싹의 촉을 본다/얼랄라/저 여리고/부드러운 것이!/한 개의 촉 끝에/지구를 들어올리는/힘이 숨어있다'(동시 '촉')

책은 어른을 위한 풀꽃시인 나태주의 동시집이다. 책 표지 글에 지은이는 "동시는 마음의 샘물입니다. 샘물 중에서도 사막 가운데서 만나는 오아시스입니다. 우리가 사는 하루하루가 늘 기쁘고 좋은 것만은 아니지요. 때로는 불안하고 불행할 때가 있습니다. 그래서 동시를 드립니다"고 밝히고 있다. 그래서일까? 시인의 동시를 차근차근 읽어나가면 팍팍한 삶에 살아갈 용기와 위로를 받는 것 같다.

시 쓰기 60년을 기념하는 이번 작품집은 시인이 직접 골랐다. 따라서 그의 시가 일관되고도 본질적으로 추구해온 '사랑'의 실타래로 매듭지은 선물 꾸러미인 셈이다.

'예쁘지 않은 것을 예쁘게/보아주는 것이 사랑이다/좋지 않는 것을 좋게/생각해 주는 것이/사랑이다/싫은 것도 잘 참아주면서/처음만 그런 것이 아니라/나중까지 아주 나중까지/그렇게 하는 것이/사랑이다'(동시 '사랑에 답함')

책명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도 시의 한 구절로 43년 교직 생활을 통해 아이들이 준 선물이라고 밝힌 지은이는 "사람은 보는 일이 중요합니다. 인간의 오감 가운데 7할 정도가 보는 감각에서 이루어진다고 합니다. 보는 것을 통해서 우리의 삶이 결정되고 우리의 세상이 바뀌기도 합니다. 그러나 아무렇게나 보아서는 안 됩니다. 자세히 보고 오래 보아야 합니다. 그래야만 예쁘게 보이고 사랑스럽게 보입니다"라고 조용히 웅변하고 있다.

지은이는 좋은 시를 읽으면 가슴이 뛴다고 한다. 이런 경험에 비추어 지은이는 가뜩이나 우울한 세상. 어두운 마음을 동시의 등불로 밝히길 원하며 엄마와 아빠, 아이가 손잡고 서로의 마음을 느끼기를 희망하고 있다. 200쪽, 1만3천5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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