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껌' 화려한 귀환…마스크 속 입 냄새 때문?

코로나19 특수 타고 부활…'껌·구강용품' 매출 증가
유통업계, 껌 관련 상품군 강화에 주력
롯데제과는 야구선수 맞춤형 껌 제공해 눈길

롯데제과 신제품 자일리톨 마우스워터. 롯데제과 제공
롯데제과 신제품 자일리톨 마우스워터. 롯데제과 제공

한때 입가심용 국민 간식으로 불렸던 껌이 코로나19 특수를 타고 부활 조짐을 보이고 있다. 장시간 마스크 착용으로 입 냄새 고민과 텁텁함을 호소하는 소비자가 임시방편으로 껌을 찾고 있는 것이다. 2010년 3천106억원으로 전성기를 맞았던 국내 껌 시장 규모는 젤리, 초콜릿, 커피 등 경쟁 제품에 밀려 2016년 2천366억원까지 줄었고 이후에도 매년 하락세를 겪고 있었다. 유통업계는 오랜만의 껌 시장 반등에 놀라워하면서도 잇따라 신제품을 내놓으며 특수를 잡겠다는 각오다.

◆마스크 일상화가 껌 부활 이끌까

대구 직장인 A(29) 씨는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으면 행정명령을 통해 과태료를 부과하겠다"는 대구시 엄포에 잠잘 때를 제외하곤 항상 마스크를 착용한다. 문제는 마스크 착용 시간이 길어질수록 구취가 심해지고 입안이 말라 은근한 스트레스로 작용한다는 것이다. A씨는 "30년 가까이 살면서 이렇게 내 입 냄새가 심한 줄은 몰랐다"며 "양치질을 해도 그때뿐이라 입 냄새 제거에 효과가 있다는 껌을 수시로 씹고 있다"고 말했다.

껌 시장의 부활 조짐은 수치로 증명된다. 1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편의점 CU의 지난 3, 4월 껌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2% 늘었다. 업계 1위인 롯데제과의 대표 제품 '롯데 후라보노껌'의 3월 판매량은 전월 대비 30% 급증했다.

다양한 껌 중에서도 입안을 상쾌하게 해준다거나 구취 제거에 도움이 된다고 홍보하는 껌들이 특히 잘 나간다.

GS리테일에 따르면 지난 3월 GS PB(자체 브랜드) 상품인 아이스쿨아카시아(117%), 해태제과 아이스쿨레드루비(100%)와 아이스쿨카페(70%), 롯데제과 후라보노스트롱(39%), 후라보노레이디(32%) 등의 판매량이 전월 대비 크게 늘었다.

업체들은 '아이스쿨'이나 '후라보노'라는 이름이 붙은 해당 제품들이 자일리톨, 후라보노이드 등의 성분을 포함하고 있어 구취 제거에 효과가 있다고 광고하는데, 유독 이런 제품이 잘 팔린 것이다. 같은 기간 풍선껌 판매량이 소폭 줄어든 것과 비교하면 소비자는 입 냄새를 제거하기 위한 껌을 찾는다는 얘기다.

덩달아 구강용품 매출도 증가했다. H&B스토어 CJ올리브영에 따르면 지난 4월 가글, 구강스프레이 등 구강용품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3% 급증했다. G마켓에서는 3, 4월 가글 제품이 전년 동기 대비 40% 늘었다. 같은 기간 롭스의 구강청결제 판매량도 19% 늘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로 마스크 착용이 일상화되며 껌을 비롯한 구강용품 수요가 크게 증가했다. 껌은 그간 아메리카노 등에 밀려 국민 후식 자리를 내줬었는데 뜻밖에도 감염병을 맞아 다시 빛을 보고 있다"며 "업계에서도 이번을 계기로 껌 시장이 부활할지가 관심거리"라고 말했다.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가 경기 중 긴장감 완화, 집중력 향상 등 다양한 이유로 껌을 씹는 선수들이 많다는 점을 고려해 롯데제과, 롯데중앙연구소와 협업하여 선수용 맞춤 껌을 특수 제작해 선수단에 제공했다고 최근 밝혔다. 사진은 맞춤껌을 전달받은 롯데 선수단. [롯데 자이언츠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연합뉴스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가 경기 중 긴장감 완화, 집중력 향상 등 다양한 이유로 껌을 씹는 선수들이 많다는 점을 고려해 롯데제과, 롯데중앙연구소와 협업하여 선수용 맞춤 껌을 특수 제작해 선수단에 제공했다고 최근 밝혔다. 사진은 맞춤껌을 전달받은 롯데 선수단. [롯데 자이언츠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연합뉴스

◆'특수 잡아라'…속속 신제품 출시

약 10년 만의 부활 적기를 맞은 껌 시장에 제과업계의 신제품 출시도 이어지고 있다. 특히 껌 시장 선두인 롯데제과는 개운함을 느낄 수 있는 껌이나 운동선수 맞춤형 껌 등을 개발해 눈길을 끌고 있다.

롯데제과는 지난 4월 후라보노를 앞세워 용기에 담은 껌 '후라보노 믹스'와 츄잉캔디 타입의 '뱉지 않는 후라보노'를 출시했다. 침샘 분리를 자극해 청량감을 느낄 수 있는 제품들로 코로나19 시국에 적합한 껌이란 평가다.

특히 롯데제과가 최근 선보인 '자일리톨 마우스워터'는 입안을 마르지 않게 도와주는 침 분비 촉진 성분 마우스워터링 향이 사용돼 인기를 끌고 있다. 장시간 마스크 착용으로 마른 입안은 입 냄새의 원인이 되기 때문에 촉촉한 입안을 유지하고 싶은 소비자 니즈를 해당 제품이 충족시키고 있다.

2000년 5월 출시된 롯데자일리톨 20주년을 맞아 롯데제과가 내놓은 '녹여 먹는 자일리톨'도 주목받고 있다. 껌이 아닌 캔디 형태의 녹여 먹는 자일리톨은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충치 발생 감소 효과를 인정받은 건강기능식품으로, 반복적인 양치질이 힘들 때 대안으로 꼽힌다.

롯데제과가 롯데중앙연구소와 협업해 야구단 롯데자이언츠 선수들을 위해 특수 제작한 맞춤 껌도 화제가 됐다. 연구진은 선수 개개인의 껌 선호도를 조사해 껌의 강도, 맛, 크기 등을 모두 달리 만들었다.

투수 김원중(스피아민트향·둥근 사각형 껌·2g), 박시영(레몬 맛·4g), 구승민(혼합 과일 맛·납작 판 껌·1.8g), 야수 한동희(레몬자몽맛·작은 사각형 껌) 등 5명의 선수가 각기 다른 껌을 제공 받았다.

이외에도 최근 휴대하며 구취를 제거하기 좋은 이색 가글 제품도 시장에 등장했다. 캡슐형 먹는 가글 '텐티오 속 가글'과 '리스테린 포켓 미스트 휴대용 가글', '헬로피톤 마우스워시', '닥터필 필름 페퍼민트' 등의 제품이 대표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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