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화장실 이용 한 명씩?…등교 수업 '난리통' 우려

학생지도 매뉴얼 실효성 논란…靑청원 등교 연기 동의 20만명 넘겨
학부모 “급식은 컵밥…단체 활동 대부분 중1 수업 어떻게”
교사 “구체적 지침 없이 화장실 이용 숫자 제한 등 일일이 살펴야”

교육부가 유치원과 각급 학교의 등교 개학을 또 다시 연기한 가운데 12일 대구 시내 한 초등학교 1학년 교실 칠판에
교육부가 유치원과 각급 학교의 등교 개학을 또 다시 연기한 가운데 12일 대구 시내 한 초등학교 1학년 교실 칠판에 '입학을 축하해요'라는 글자가 붙어 있다. 우태욱 기자 woo@imaeil.com

20일부터 순차적으로 진행되는 초·중·고 등교 수업을 앞두고 교사와 학부모들이 학생지도 매뉴얼의 실효성과 대체 급식의 영양 상태 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교사들은 등교 수업 이후 학교 차원에서 실시하는 감염병 발생 대응 훈련 시나리오가 현장에 적용할 경우 학교가 시쳇말로 '난리통'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 시나리오에 따르면 교사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루 세 번 체온 측정과 교실 안에서 두 팔 간격 거리 유지, 불필요한 이동과 대화 금지를 시켜야 한다. 또 화장실을 이용할 때도 한 번에 여러 명이 못가도록 복도에 서서 학생 한명 한명의 움직임을 관찰해야 한다.

대구 달서구의 한 중학교 2학년 교사 A(30) 씨는 "짧은 쉬는시간에 화장실 이용 인원을 제한하는 게 현실성이 있는지, 불필요한 이동과 대화의 기준은 무엇인지 잘 모르겠다"며 "학교별 사정이나 상황에 따라 좀 더 구체적인 대응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학부모들도 제대로 수업 진행이 될지, 간편식으로 제공될 급식의 영양이 충분할지 등에 대해 의구심을 나타내고 있다.

수성구의 한 중학교 1학년 학부모 B(42) 씨는 "중1은 지필 시험도 치지 않고 수행평가 대부분도 성적에 들어가지 않는다. 야외활동, 동아리 활동 등 단체 활동을 하는 수업이 대부분인데 이런 활동을 못한다면 교실에 아이들을 앉혀놓고 하는 수업이 얼마나 의미가 있겠는가"라고 말했다.

고교 1학년 학부모 C(43) 씨도 "학교에서 등교 수업 시 도시락을 챙길지, 급식을 신청할지를 물어왔는데 급식 메뉴가 '컵밥'이라는 말을 듣고는 귀찮더라도 도시락을 싸가겠다고 답했다"며 "성장기 학생에게 컵밥은 끼니가 아니라 간식 수준"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대구시교육청 관계자는 "교육청 차원에서 코로나19 예방을 위한 학교생활 매뉴얼을 제작해 각급 학교에 배포했으며 내용을 꾸준히 수정하고 있다"며 "학교별 상황이나 사정에 맞게 재량권을 인정하고 있으며 학부모와 교직원 의견을 수렴해 급식 여부와 방법 등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했다.

한편 15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등교 수업 연기를 요구하는 게시글의 동의자가 20만 명을 넘어섰다. 국민청원 동의자가 20만 명 이상일 경우 정부는 해당 청원에 대한 답변을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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