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 지역경제를 살리기 위해 서문시장에 가서 써야지.
아내: 뭔 소리야. GS더프레시 같은 데를 가야지. 그 직원들도 다 대구 사람이야.
딸: 아빠, 요즘은 마트가 더 싸. 시장 갈 거면 아빠 혼자 가.

3인 가구인 A씨 가족은 최근 정부에서 받은 긴급재난지원금을 어디에 쓸 것인지를 두고 한바탕 설전을 벌였다. 전통시장이냐, 기업형 슈퍼마켓이냐를 두고 서로의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결국 3인 가구 지원금 80만원 중 세대주인 A씨가 30만원을, 아내와 딸이 50만원으로 나눠 전통시장과 마트에 따로 가서 사용하기로 했다. A씨는 "이럴 거면 개개인이 신청할 수 있었으면 더 좋았을 것 같다"고 했다.
정부 긴급재난지원금을 어떻게 사용할지를 두고 지원금을 직접 받는 세대주와 나머지 세대원 사이의 신경전이 잇따르고 있다. 긴급재난지원금 수령이 세대주 중심으로 돼 있어 세대주의 일방적 소비 결정이나 기부 등의 엇박자를 내고 있기 때문이다.
3인 가구 주부 박모(46·대구 달서구 월성동) 씨는 지난 16일 남편이 지원금 80만원 중 일부를 기부했다는 것을 뒤늦게 알고 펄쩍 뛰었다. 우연히 남편의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게 됐는데, 남은 금액이 60만원이었기 때문이다.
박 씨는 "남편이 미래세대를 위해 일부 금액은 기부하기로 했다고 해 어이가 없었다. 아무리 좋은 일이라도 상의를 해야 하는 것 아니냐"며 "세대주만이 아닌 세대원 누구라도 신청할 수 있도록 했으면 이렇게까지 갈등이 생기진 않았을 것"이라고 했다.
이러한 문제와 지적이 잇따르자 정부는 18일부터는 세대주가 아닌 세대원도 현장 방문 신청 후 지원금을 대리 수령할 수 있도록 했다. 원칙적으로는 세대주가 방문해 신청하지만 세대원이 위임장을 가지고 올 경우에는 대리 신청도 가능해졌다. 지역사랑상품권·선불카드 신청은 전국 읍·면·동주민센터에서 받는다. 앞서 온라인 신청을 받아온 신용·체크카드 충전 방식도 각 카드사 연계 은행 창구를 통해 방문 신청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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