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만날 수 있는 그날까지.'
지난 4일 자 일본 마이니치(每日)신문 인터넷 기사로 뜬 보도 일부이다. 지난해부터 시작된 강제징용 외교 갈등에다 코로나19 사태까지 겹친 탓에 사실상 모든 교류가 중단된 한일(韓日) 두 나라의 험악한 관계에도 불구하고 두 나라 대학생들 사이에 인터넷을 통해 서로 주고받은 사연을 소개한 기사이다.
2018년에는 무려 1천만 명에 이르렀던 양국 교류였다. 그러나 냉각된 교류는 코로나19로 그나마 이뤄지던 대학생 교류마저 끊어버렸다. 이에 지난달 20일부터 9일 동안 일본 공익재단법인인 '일한문화교류기금'은 서로의 나라에 갇힌 학생들에게 단절된 인연의 끈을 잇기 위해 온라인 교류 창구를 마련했다.
소위 '집에서 일한(日韓) 교류'라는 이름으로 마련된 이번 사업에는 한국의 대구를 비롯해 일본의 도쿄, 후쿠오카, 나고야 등지에서 모두 118명이 참가했다. 온라인을 통해 서로의 답답함과 하고 싶은 이야기를 털어놓고 고민을 나누고 정보를 공유하는 자리였다. 여기에는 서로 안부를 걱정하는 진한 배려도 배어났다.
이 같은 '집에서…교류'의 사연이 대구의 일본 연구자 등에게 소개된 까닭은 코로나로 고향을 찾지 못하는 대구의 일본인 여성들이 망향(望鄕)의 정을 담아 만들어 공유한 '이코이(憩い)합창단'의 영상 소식이 일본에까지 알려졌기 때문이다. 많은 사람의 가슴을 울린 영상이 그들의 바람처럼 고국에도 전달된 셈이다.
한일을 잇는 하늘, 땅, 바다의 길이 모두 닫힌 데 따른 단절의 힘든 현실은 대구 일본인 여성이나, 한일 두 나라 대학생들이라고 다르지 않았다. 이런 동병상련이었기에 '집에서…교류'를 통해 이어진 한일 대학생 교류 사례를 대구에도 전파해 합창 영상으로 고향 일본은 물론 대구경북 이웃과 나누며 코로나 극복에 나선 대구의 동포 여성들을 멀리서나마 응원하고 싶었을 것이다.
코로나19가 일상을 삼키면서 '사회적 거리두기'가 어쩔 수 없이 따라야 할 방역 지침으로 생활화되고 있다. 하지만 사람의 마음만은 코로나도 막을 수 없음은 물론, 갈등 속의 한일 두 나라 사이의 마음의 거리를 없애는 교류만큼은 바람직함을 확인한 두 사례이다. 마음이 가야 몸도 따르니, 한일의 행동 교류에 앞선 마음 교류 소식만으로도 다행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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