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클럽발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감염에서 노래방을 매개로 한 'N차 감염'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방역 당국은 노래를 부르면서 침방울(비말)이 많이 생성되고 환기가 쉽지 않은 노래방의 특징적인 환경 속에서 마스크 착용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것이 감염 전파의 원인이 됐다고 보고 있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본부장은 17일 충북 오송 질병관리본부에서 열린 정례브리핑에서 "감염에 노출된 노래방이 세 군데 정도 있어서 노래방에 대한 조사를 계속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가운데 서울 관악구의 '별별코인노래방'과 도봉구 '가왕코인노래연습장'은 모두 이태원 클럽 관련 4차 감염의 매개가 된 것으로 조사됐다. 마포구 '락휴코인노래방'도 동작구 33번, 강서구 31번 확진자가 방문해 '반복 대량 노출 장소'로 분류된 상태다. 방역 당국은 폐쇄회로(CC)TV를 확인하고 노래방 환경 검체를 채취해 전파 경로를 파악하고 있다.
정 본부장은 "코인노래방은 방이 굉장히 좁고, 밀집해 있으며, 환기가 불충분하다"며 이러한 노래방의 공간적 특성이 감염 전파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봤다. 특히 환기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을 것이라며 "보통 노래를 부르고 나올 때 방문을 열어서 환기를 시키는데, 야외로 환기가 되는 게 아니라 공용공간인 복도로 공기가 확산이 돼서 주변에 감염시켰을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가왕코인노래연습장 내 감염을 역학 조사한 서울시는 노래방 내 공기 환경을 조절하는 공조 시스템이 전파 경로일 수 있다는 추정을 내놓기도 했지만, 방대본은 공조를 통한 전파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판단하고 있다. 정 본부장은 "공용공간을 통한 접촉으로 전염됐을 가능성이 아직은 더 높다고 보고 있다"며 "공조시스템에 의한 것들은 환경 검사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굉장히 밀폐되고 밀접하며 환기가 어려운 상황에서, 노래 부르기라는 비말이 많이 생기는 행동 때문에 비말이 직접적으로 확산해 전염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 본부장은 특히 CCTV 조사에서 해당 노래방 복도에 마스크를 쓰지 않고 다니는 사람이 많은 것으로 확인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마스크를 쓰더라도 노래를 부를 때는 마스크를 쓰기가 어렵다. (방에서) 나올 때는 (마스크를) 쓰더라도 비말이 많이 발생한 상황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정 본부장은 코로나19 감염경로에 대해 "주로 환자의 비말이 분사된 표면이 오염되면, 그 오염을 만진 손으로 눈·코·입을 만졌을 때 바이러스가 전염될 수 있다"며 "실내공간은 손이 많이 가는 문고리나 표면, 탁자 이런 곳을 소독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방대본은 클럽 관련된 확진자와의 주점, 노래방, 학원 등에서의 접촉으로 인한 지역사회 감염사례가 증가하고 있다며 밀폐되고 밀집한 다중이용시설의 이용과 모임을 자제해 달라고 거듭 당부했다.
또 부득이 밀폐·밀집된 장소를 방문할 때는 2m 거리를 유지하고 마스크를 착용하며, 손 씻기를 철저히 하면서 눈·코·입을 만지지 않는 등 개인위생수칙을 준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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