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텔레그램 대화방에서 성착취물을 제작·유포한 용의자들이 잇따라 체포되면서 청소년들이 SNS에서 디지털성범죄에 쉽게 노출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경찰 조사 결과 조주빈, 문형욱 등 n번방 운영자들은 노출 사진이 게시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피해 아동 및 청소년들에게 접근한 것으로 알려졌다.
18일 확인한 SNS에는 이른바 '일탈계'(일탈 계정), '살색계'(신체 노출이 있는 계정)로 불리는 계정이 여전히 활동 중이었다. 트위터, 인스타그램 검색창에서 직접 '일탈계', '살색계'를 입력하니 관련 계정 수십 건이 검색됐다.
성폭력 전문 기관들에 따르면 온라인에서 일탈에 빠지는 청소년의 경우 돈이 필요한 가출 청소년이 큰 비중을 차지한다.
장은희 대구여성인권센터 상담소 힘내 소장은 "피해 청소년 대부분이 가출한 기간이 길고, 가정과 완전히 분리된 환경에 놓인 경우가 많다"며 "가해자들이 처음에는 '얼굴은 제외한 사진을 보내라'고 한 뒤 피해자에게 돈을 보내 준다. 하지만 피해자와 가까워지고 개인 정보를 알게 된 뒤에는 '수위가 더 높은 사진, 영상을 안 보내면 주위에 이 사실을 알리겠다'고 협박을 한다"고 했다.
아동·청소년 성범죄에 대한 인식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n번방 운영자들이 SNS로 피해 청소년들을 알게 됐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비난의 화살을 피해자에게 돌리는 경우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김정순 대구여성의전화 대표는 "아동, 청소년은 우리 사회가 보호해야 할 대상임에도 이들을 성적인 존재로 보는 시각에서 나온 결과"라며 "가해자들은 피해자의 개인 정보를 수집해 단계적으로 범행 수위를 높인다. 이 때문에 피해자들은 피해 사실을 쉽게 신고할 수 없는 올가미에 갇히게 된다. 디지털성범죄에 빠지는 구조를 알면 피해자들을 비난하지 못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경찰은 어린 자녀를 둔 부모들 역시 평소 사이버성폭력 예방 안전 수칙을 관심있게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다.
예종민 대구경찰청 사이버안전계장은 "온라인에서 낯선 사람이 문화상품권, 게임 아이템 등을 주겠다고 접근하는 경우 범죄 목적일 수 있기 때문에 반드시 경계하고 의심해야 한다고 얘기해줘야 한다"며 "상대를 알 수 없는 랜덤채팅 역시 가급적 사용을 자제하는 게 좋고, 개인 정보를 SNS 등 온라인에 올리거나 타인에게 전송해 다른 사람이 알게 해선 안 된다는 걸 알려줘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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