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성년자 성 착취물을 제작·유통한 혐의를 받고 있는 텔레그램 n번방 최초 개설자 '갓갓' 문형욱(24)이 18일 대중 앞에 얼굴을 드러냈다. 경북경찰청은 아동청소년성보호법 위반 등 9개 혐의로 구속된 문형욱을 이날 기소의견으로 대구지검 안동지청에 송치했다.
문형욱은 경찰 신상정보공개 심의위원회의 얼굴 공개 결정에 따라 이날 오후 2시 안동경찰서 현관에서 포토라인에 섰다. 지난주 법원 영장실질심사 참석을 위해 같은 장소를 빠져나온 문형욱은 신상공개 결정 전인 탓에 마스크와 모자로 얼굴을 가린 모습이었다.
검은 반팔티를 입고 현관 포토라인에 선 문형욱은 텔레그램 속 악마 같은 행보와 달리 긴장이 역력한 표정이었다. 쏟아지는 기자들의 질문에 대답하는 문형욱의 목소리가 너무 작아 근접한 사람을 제외하면 알아듣기 어려웠다.
그는 왜 범행했느냐는 질문에 "피해자와 피해자 가족분들께 죄송하다"고 답한 뒤 "잘못된 성 관념을 갖고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또 피해자 수와 관련해 "경찰에 밝힌 대로 50여 명이며 3건 정도 성폭행을 지시했다"고 말했다.
얼굴 공개에 대한 심경을 묻는 물음에는 "후회스럽고 죄송하다"고 답했고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과는 "아무 관련 없는 사이"라고 밝혔다.
문형욱은 지난 2018년 무렵을 중심으로 미성년자 상대 성 착취 영상물을 제작, 텔레그램 대화방에 배포한 혐의를 받고 있다. 애초 경찰은 성 착취 피해자를 10명 파악했지만, 그가 체포된 뒤 50여 명이 넘는다고 진술함에 따라 11명을 추가로 확인했다.
경찰 조사 결과 문형욱은 경찰에 신고하려는 피해자 부모 3명을 협박하기도 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그가 2015년쯤부터 유사 범행을 했다고 진술하자 그해 6월쯤 저지른 범행을 추가로 확인했다.
경기도 거주자인 문형욱이 안동경찰서에서 얼굴을 공개한 이유는 수사 기관이 경북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이기 때문이다. 경북경찰청은 지난해에도 n번방 사건과 관련해 4명을 검찰에 송치했다.
문형욱은 앞으로 대구지검 안동지청에서 조사받게 된다. 안동지청은 추가 피해자를 확인해 보호·지원하고 여죄와 공범 수사를 계속할 방침이다. 그간 안동경찰서 유치장에 있었던 문형욱은 검찰 송치로 안동교도소 내 구치소에 구속 수감돼 조사를 받는다.
한편, 민갑룡 경찰청장은 이날 청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대한민국 사이버 수사 능력은 전 세계 최고"라며 "범죄를 저지르면 다 잡히게 돼 있다"고 강조했다.
댓글 많은 뉴스
한동훈 이틀 연속 '소신 정치' 선언에…여당 중진들 '무모한 관종정치'
국가 위기에도 정쟁 골몰하는 野 대표, 한술 더뜨는 與 대표
비수도권 강타한 대출 규제…서울·수도권 집값 오를 동안 비수도권은 하락
[매일칼럼] 한동훈 방식은 필패한다
"김건희 특검법, 대통령 거부로 재표결 시 이탈표 더 늘 것" 박주민이 내다본 전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