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탄소년단(BTS) 팬클럽이 '일본군성노예제문제 해결을 위한 정의기억연대(정의연)'를 통해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에게 기부물품을 전달했으나 할머니들이 이를 받지 못했다고 주장한 당사자가 꿀먹은 벙어리가 됐다.
20일 고(故) 곽예남 할머니 수양딸을 자처한 이모(46) 씨는 전북 전주 모처 기자회견에서 취재진의 관련 질문을 받고 "나중에 말하겠다"며 즉답을 피했다.
이 씨는 전날 언론 인터뷰에서 "BTS 팬클럽 아미(ARMY)가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에게 기부한 패딩 점퍼와 방한용품을 전달받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지난 2018년 아미는 한국과 미국, 일본, 유럽 등지 팬들이 모금한 돈 1천100여만원으로 방한용품을 구매해 정의연에 기부했다.
당시 정의연은 보도자료를 내고 "아미가 보내온 겨울나기 물품은 피해자들이 있는 지역을 방문할 때 전달하겠다. 할머니들이 따듯하게 겨울을 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감사 인사를 했다.
그러나 이 씨는 최근 정의연을 둘러싼 회계부정 등 의혹이 점차 커지자 "곽 할머니는 아미의 기부품을 받지 못했다"고 언론을 통해 문제를 제기했다.
이에 정의연은 기부품을 전달하고자 방문한 당시 촬영한 사진을 공개하며 사실관계 정정에 나섰다.
정의연은 "2018년 12월 21일 곽 할머니에게 BTS에 대한 설명과 함께 패딩점퍼를 전달했다"며 "전달 과정은 내부 공유를 위해 촬영한 동영상에 담겨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용수 할머니께는 방문 전달하기 어려워 2018년 12월 27일 (방한용품을) 택배로 발송했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정의연이 증거를 내놓자 이씨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입장을) 댓글로 달았다"는 알 수 없는 말을 남기고 서둘러 자리를 떴다. 이 씨는 한 언론 기사에 댓글을 단 것으로 알려졌으나 내용은 확인되지 않았다.
취재진이 이 씨에게 기부품 의혹을 재차 묻자 그는 "현재 간질을 앓고 있고 우울증약을 먹고 있다. 오늘 아침부터 언론 등으로부터 전화를 많이 받아 일생 생활을 할 수 없을 정도"라며 답변을 피했다.
그러면서 "최근 지역 여당 관계자가 나를 찾아와 '5월 30일이 되면 면책 특권이 생기고 거대 야당이 탄생해 법을 새로 만들 계획이고 정의연이 공격받고 있는 것을 막을 길이 열리니 그때까지만 조용히 있어 달라'는 당부 아닌 당부를 하고 갔다"고 주장했다.
더불어민주당 전북도당 관계자는 "확인 결과 여권 지역 인사 중에는 이씨와 접촉한 사람은 없다. 사실 무근이다"라고 반박했다.
한편, 이씨는 곽 할머니를 이용하려고 수양딸이 됐다는 의혹이 제기된 인물이다.
지난해 2월 SBS TV '그것이 알고 싶다'는 곽 할머니가 화해치유재단 합의금 1억원을 받은 이후 이 씨가 외제 차를 타고 다니고 토지를 사들이는 등의 석연치 않은 의혹을 조명한 바 있다.
이 씨는 지역에서 유력 정치인 등을 상대로 한 불법 의료시술 의혹을 사 이른바 '봉침(벌침) 목사'로 불린다. 과거 의료법 위반과 입양한 자녀들을 차별, 학대했다는 아동복지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돼 법원으로부터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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