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난상황에서 대구시민의 알권리를 충족하고 아픔을 담아내는 역할에 충실했지만, 다소 편중된 느낌의 총선 보도는 아쉬움으로 남아요."
온라인 기사와 영상, 협업사업에 대한 평가를 하는 매일신문 디지털위원회 2차 모임이 21일 본사 사옥 2층 회의실에서 열렸다. 디지털위원회는 올해 1월15일 첫 회의를 가진 후 코로나19로 인해 4개월 만에 다시 열렸다.
위원들은 코로나19와 21대 총선 등에 대해 가장 큰 관심을 보였다. 전대미문의 감염병 상황에서 매일신문이 시민들의 알권리를 충족하면서 지역의 고통을 잘 보도했다는 것. 이들 위원들은 "코로나19에 대한 불안과 혼돈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시민들이 힘을 얻을 수 있도록 훈훈한 기사를 지속적으로 보도해 달라고 당부했다.
TV매일신문의 정치 관련 영상콘텐츠의 보수적 성향에 대해서 치열한 논쟁이 벌어졌다. 몇몇 위원들은 "보다 균형감을 가지고, 중립적인 견지를 유지하면 좋겠다"고 조언하기도 했다.
▷윤병인 위원 (대구시 뉴미디어팀 주무관)
매일신문 온라인 기사와 영상은 균형 잡힌 시각으로 코로나19 상황을 정확히 보도했다. 코로나19가 장기화 하면서 많은 언론 보도가 재난보도준칙을 지키기보다 단순 가십성 내용으로 변해가는 것이 아쉬웠다.
매일신문은 정확한 사실에 대한 보도, 방역정책에 대한 객관적 평가와 무분별한 비판의 자제, 확산 상황에 대한 선정보도로 불안을 조성하는 행위 지양, 시민들의 생활수칙에 대한 적절한 정보제공에 충실한 점에서 지역 대표 언론 본연의 역할을 했다.
하지만 코로나19가 총선 직전 발병하며 여야의 정치적 당쟁이 이어진 상황은 아쉽다. 언론이 여기에 편승하고 언론사의 정치 성향에 따라 정부 혹은 지자체의 방역을 객관적으로 보지 못했다는 생각이 든다.
매일신문의 선거보도 역시 후보자의 기본적인 정책과 공략, 자질과 역량 등의 대한 보도 보다는 인물과 공천중심, 정권심판론 등이 우선됐다.
▷김종섭 위원 (빅아이디어 연구소장)
대중이 더 이상 정보를 언론에서 찾으려고 하지 않는다. 범죄 사건이 터져도 언론사보다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더 빨리 전달되는 세상이다. 시대의 흐름인 것 같다.
기성 언론도 종이 신문과 TV방송을 너머 유튜브 채널, SNS를 앞다퉈 운영하고 좀 더 효율적인 정보 전달 방식을 고심하고 있다. 매일신문 디지털국이 다루는 콘텐츠와 방향성을 보면 대세에 뒤쳐진다는 생각은 안 든다. 오히려 빠르게 선점하고 있어 긍정적이다.
그러나 정치 관련 콘텐츠 내용을 보면 매일신문의 이미지가 한쪽으로 고착화 될 것 같다는 우려가 계속 생긴다. '노이즈 마케팅'을 성장동력으로 삼으려는 것인지 모르겠지만, 정치적 영역을 넘어 좀 더 다채로운 콘텐츠도 찾아야 할 것 같다.
▷ 이동정 위원 (실시간대구 페이지 관리자)
언론이 치열한 경쟁 속에서 기사와 영상도 결국 페이지뷰, 트래픽 등이 많이 나오는 콘텐츠를 만들 수밖에 없다는 것을 잘 안다. 그러나 모두가 코로나19와 관해 자극적인 보도를 할 때 매일신문이 아예 관심을 받지 못한 부분을 좀 더 조명했었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얼마전 지면에 실렸던 임상준 기자의 '호상은 없다' 칼럼을 인상깊게 봤다. 개인적으로도 코로나19가 장기화 하면서 인간성 마저 상실되는 기분을 느꼈다. 시민들의 죽음을 온라인과 영상은 '사망' 한 줄로 처리하는 것에서 끝난다. 두려움은 더욱 커진다. 코로나19에 걸린 사람들은 쏟아지는데 정작 이를 극복한 사람들은 언론에서 보기 어려웠다.
디지털국이 단순 뉴스를 영상으로 전달하기보다 언론에서 주목하지 못한 소소한 지역의 이야기와 사연 등을 더 많이 다뤄줬음 더 좋을 것 같다.
▷ 배준철 위원 (페르소나(SNS 컨설팅 전문) 대표이사)
'매일신문' 키워드로 1년간 얼마나 검색이 됐는지 확인을 해보니 코로나19 31번 확진자가 이슈화 됐던 지난 2월17일부터 20일 사이에 말그대로 급상승 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지난 2월 18일 기준 포털 급상승 검색어인 '대구 코로나', '코로나 31번째', '신천지', '31번 확진자' 등의 키워드를 온라인 기사에 잘 반영한 결과라고 분석한다. 대구에서 일어난 전국적인 핫이슈를 실질적인 클릭수로 연결한 것은 성공적이다.
다만 지난 2월부터 4월까지 가장 많은 페이지뷰를 기록했던 기사 10건을 분석해보니 상당수가 '미스터트롯 TK3인방', '연예소식' 등 예능 관련 콘텐츠에 국한됐다. 일회성 이슈보다 대구경북 대표 언론으로 온라인에서도 관심을 받을 수 있는 지역의 기사를 만들 수 있는 방법에 대해 분석 및 보완이 필요할 것 같다.
▷김정훈 위원 (이놀자 대표)
TV 매일신문은 보수적 정치성향을 보인다. 한쪽에 치우친 뉴스는 클릭수가 높지 않다. 보수를 표방하는 개인 유튜버들이 자극적인 내용의 영상을 쏟아내면서 시장을 상당부분 장악했다고 생각한다.
매일신문이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이라고 꼭 보수적일 필요까지는 없다는 말이다. 정치적 균형을 맞추고 콘텐츠 신뢰도를 높여야 한다. 구독자수와 페이지뷰 경쟁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지만 지역 정론지답게 균형을 맞출 필요가 있다.
디지털국 영상 콘텐츠는 정치, 사회, 문화 등 영역이 지나치게 많고, 영역별로도 분야가 중첩돼 집중하기가 어렵다. 매부뉴스, 매일TV등 비슷한 이름이 많아 채널 특징이 부각되지 않는다. 또, 2030세대를 위한 콘텐츠가 전체적으로 부족하다고 느낀다.
▷박경애 위원 (㈜고구마 대표이사)
매일신문 온라인 뉴스나 영상물이 편향됐다는 의견이 많은데, 사실 나는 대구에 사는 시민으로 굉장히 재미있게 봤다. 매일신문이 노력해 발 빠른 방송을 많이 하는 게 눈에 보였다. 대구시민으로서 사실 중앙보다는 지역 이야기가 궁금할 때가 더 많다. 총선 대구 최대 격전지 등 시민들이 궁금해 하지만 놓치기 쉬운 지역 이야기를 충실하게 설명해줘 재미있게 봤다.
지역민 다수가 직접 영상에 참여하는 코로나19 극복 영상도 좋았다. 한가지 아쉬운 점은 브리핑 현장 방송 등을 보면 카메라가 조금씩 흔들렸다. 조금 더 안정감 있는 촬영에 신경써주길 바란다.
매일신문이 앞으로는 지역과 연계해 경기극복을 위해 더 나은 콘텐츠나 기획물을 발굴해서, 코로나19와 장기간 경기침체로 힘들어하는 대구·경북 소상공인과 자영자민에게 힘을 불어넣어 줬으면 좋겠다.
▷박한우 위원장 (영남대 교수)
오늘 위원회에서는 뉴스와 콘텐츠의 방향성에 대한 의견이 자주 나왔다. 위원들마다 의견이 달랐다. 편향성과 경향성을 구분해 편향적인 콘텐츠로 볼 것인가, 경향적인 콘텐츠로 볼 것인가는 조금 더 고민해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
코로나19 위기가 지속하고 있다. 앞으로의 미디어 환경도 이전과 달라질 것으로 예상한다. 기술이나 아이디어가 기업 내·외부를 넘나들며 혁신의 대상이 되는 개방형 혁신(Open innovation)이 필요하다. 신문사 내부에 한정하지 않고 외부와의 자유로운 공유와 발전, 새로운 콘텐츠 네트워크(망)을 찾는 일을 디지털국이 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디지털국 조직이 갈수록 커져나가는 것 같아 좋다. 지역신문발전특별법이 일반법으로 바뀌면서 중앙정부의 지역신문 지원체계가 나아질 것으로 기대한다. 지역언론도 코로나19 직격탄을 받으며 어려운 상황이지만 최근 매일신문이 강원일보·부산일보와 함께 구글 지원을 받은 일도 고무적이다.
▷권성훈 매일신문 영상콘텐츠부장
한국언론진흥재단에서 '지역신문 유튜브 전략'에 관한 사례발표 강의 요청이 올 정도로 TV매일신문이 지난 1년3개월 동안 올린 성과에 대해 관심이 높지만 아직 부족한 것이 정말 많고 가야할 길도 멀다. 박 위원장이 언급한 '개방형 혁신'과 김 위원의 '보수편향' 지적 등 매일신문 디지털국이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서는 디지털위원회의 충고를 수렴하고 치열하게 고민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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