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퇴 공증한 법무법인 부산, '오거돈 사건 변호' 논란

"공증과정 잘 아는 변호인" vs "공증인이 가해자 변호? 부적절"
법무법인 대표 정재성 변호사는 노무현 전 대통령 조카사위…"민주당, 사건 몰랐나?"

집무실에서 부하직원을 성추행한 오거돈 전 부산시장이 사퇴 29일 만에 경찰에 출석했다. 오 전 시장은 22일 오전 피의자 조사를 받기 위해 부산경찰청에 비공개 출두했다. 지난달 23일 성추행 사실을 실토하며 사퇴 기자회견을 한 지 29일 만이다. 사진은 지난달 23일 부산시청에서 직원 성추행 사실을 인정하는 사퇴 기자회견을 마친 뒤 승강기에 탑승한 모습. 연합뉴스
집무실에서 부하직원을 성추행한 오거돈 전 부산시장이 사퇴 29일 만에 경찰에 출석했다. 오 전 시장은 22일 오전 피의자 조사를 받기 위해 부산경찰청에 비공개 출두했다. 지난달 23일 성추행 사실을 실토하며 사퇴 기자회견을 한 지 29일 만이다. 사진은 지난달 23일 부산시청에서 직원 성추행 사실을 인정하는 사퇴 기자회견을 마친 뒤 승강기에 탑승한 모습. 연합뉴스

성추행 혐의를 받는 오거돈 전 부산시장의 사퇴 공증을 맡았던 '법무법인 부산' 소속 공증인이 오 전 시장 변호인으로 선임돼 논란이다. 피해 정황을 아는 공증인이 가해자 편에서 변호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비판이 높다.

오 전 시장은 22일 오전 8시쯤 부산경찰청 지하주차장까지 차를 타고 와 화물용 승강기를 통해 10층 여성·청소년수사계 사무실까지 외부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채 도착했다. 사퇴 29일 만이다.

그는 성추행 혐의 등 피의자 조사 과정에서 정재성 변호사 도움을 받는 것으로 확인됐다.

정 변호사는 법무법인 부산 대표다. 지난달 초 오 전 시장이 집무실에서 부하직원을 성추행한 이후 피해자 측과 '오 전 시장은 4월 말까지 공직에서 사퇴한다'는 공증을 한 공증인이다.

법무법인 부산의 전신은 1995년 설립돼 노무현 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이 함께 운영한 합동법률사무소다. 대표를 맡은 정 변호사는 노 전 대통령 조카사위다.

야권 등 일각에선 법무법인 부산이 공증한 것을 두고 청와대와 민주당이 오 전 시장 성추행 사건을 몰랐을 리 없다고 의혹을 내놓은 바 있다.

정 변호사가 오 전 시장 변호를 맡는 것이 부적절하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부산 법조계는 "(오 전 시장이) 공증 과정을 잘 아는 변호사를 선임한 것 아니겠느냐"면서 "공증 과정에서 성폭력 피해자 입장과 일부 진술을 들은 공증인이 가해자 편에 서서 변호하는 것은 직업윤리 상 적절치 않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22일 오거돈 부산시장을 비공개 소환 조사하고 있는 부산 연제구 부산경찰청에 직원들이 오가고 있다. 연합뉴스
22일 오거돈 부산시장을 비공개 소환 조사하고 있는 부산 연제구 부산경찰청에 직원들이 오가고 있다. 연합뉴스

오 전 시장에 대한 경찰의 피의자 조사는 이날 늦은 밤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그는 정 변호사가 입회한 상태로 이번 제기된 성추행 혐의와 지난해 또 다른 성폭력 의혹, 총선 전 사건 무마 시도, 성추행 무마 대가 일자리 청탁 의혹 등 조사를 받고 있다.

오 전 시장은 법무법인 부산 뿐만 아니라 검찰 전관 출신 변호사를 추가 선임하는 방안도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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