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1대 국회 개원을 앞두고 제1야당인 미래통합당이 4·15 총선 전과는 확연히 다른 쇄신의 모습으로 변신을 거듭하고 있다.
강경보수로 대표되는 이른바 '아스팔트 보수'와 거리를 두면서 중도성향 유권자를 향해 다가서는 등 수구(守舊) 이미지를 벗고 국민의 눈높이에서 소통하려는 모습도 시도 중이다.
특히 총선 참패 후 당의 위기를 수습할 지도체제 개편을 두고 벌여온 내부 갑론을박도 정리한데다 미래한국당의 분리·독립 움직임도 차단했다.
정치권에선 통합당이 지난 2018년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와 지난달 총선에서 너무 많은 '피'를 흘려 기력이 많이 쇠해 있지만, 이제라도 전열을 정비한다면 오는 2022년 3월 대선에서 한 번쯤 힘을 쓸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통합당 21대 국회 당선인들은 24일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해 연말까지 급여 30%를 기부하기로 했다. 현역 의원 한 명이 6월부터 12월까지 모두 1천600만원가량을 기부할 것으로 추산된다.
아울러 통합당은 코로나19로 인한 혈액 수급난 해소에 기여하기 위해 오는 6월 호국 보훈의 달을 맞아 모든 당원 대상으로 '국민과 온기나누기 헌혈 캠페인'에 나설 계획이며, 주호영 원내대표는 뜻을 함께하는 당선인과 더불어 '사랑의 장기나눔 서약'에 참여하는 방안도 논의하고 있다.
정치적 방향도 중도로 틀었다. 총선 전 강성 유튜버에게 휘둘리던 통합당은 총선 참패 이후 광주와 경남 양산을 잇달아 방문해 국민통합을 촉구하며 사실상 중도지향을 선언했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지난 23일 경남 양산 봉하마을에서 열린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1주기 추도식 참석을 앞두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에 올린 글을 통해 "(노 전 대통령은) 국익을 위해 열린 마음으로 국정에 임했고 지지계층의 격렬한 반대에도 이라크 파병 결행, 한미 FTA 추진을 결단했다"고 평가한 후 "노 전 대통령의 안식을 기원하며 문재인 대통령이 시대의 아픔을 보듬고 치유해 나가는 일에 성큼 나서줬으면 한다"고 국민통합을 강조했다.
앞서 주 원내대표는 5·18 광주민주화운동 40주년 메시지를 통해서도 "당 일각에서 5·18 민주화운동을 폄훼하고 모욕하는 정제되지 않은 발언이 있어 왔는데 이유를 막론하고 다시 한번 5·18 희생자와 유가족, 상심하셨던 모든 국민 여러분께 매우 안타깝고 죄송한 마음을 전합니다"라는 뜻을 밝히며 호남과의 화해를 시도하기도 했다.
이와 함께 통합당은 총선 참패 이후 지루한 공방으로 이어지던 지도체제 문제를 '내년 4월 제보권 선거까지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운용하기로 뜻을 모았고, 비례대표 전담 위성정당인 미래한국당의 분리·독립 움직임을 차단하고 보수 단일대오로 여당과 맞서는 모양새도 갖추게 됐다.
정치권에선 총선 참패 후 지리멸렬한 모습으로 우왕좌왕하던 통합당이 이제서야 제1야당의 면모를 갖췄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정치권 관계자는 "총선 후 당내에서 영남이 당의 전면에 나서면 수구 이미지를 강화할 뿐 아니라 당이 지나치게 우경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많았지만 결과적으로 기우에 그쳤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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