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치조각가인 박휘봉의 예술 인생 40년을 한 눈에 조망할 수 있는 전시가 열리고 있다. 박휘봉은 어릴 적부터 미술에 재능을 보였던 지역의 원로 미술인으로 그의 작품에는 인간적인 애환과 휴머니즘적인 시각이 녹아 있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대구문화예술회관은 지역 예술의 역사를 써온 원로작가들을 조명하고 기록하기 위해 원로작가 회고전 '박휘봉 작업 40년:1981~2020'전을 1~3전시실에서 열고 있다.
박휘봉은 강원도 춘천에서 출생해 영양과 안동에서 중고시절을 보냈고 부산사범대 미술과를 나온 후 대구와 경북의 11개 중고교에서 미술교사를 역임했다. 1999년 명예퇴직 후에는 전업 작가로 왕성한 작품 활동을 하고 있다.
이번 회고전은 작가의 시대별 작품 흐름을 한 자리에서 볼 수 있으며 대표 작품과 함께 아카이브 자료를 정리, 40여 년간 이루어진 조각과 설치, 드로잉 등 60여 점의 작품을 보여주고 있다.
1전시실에서는 최근까지 진행 중인 폐철근 추상조각 설치작업을 보여준다. 이전 작업들이 형상을 만들어 내는 데 목적을 두었다면 이 작업들은 변화하는 과정과 상황에 집중한다. 폐철근의 구불구불한 선을 살리면서 기계를 사용하지 않고 직접 힘을 주어 원하는 만큼 구부리고 펴는 노동집약적 작업을 통해 선과 선들이 마치 꿈틀거리는 듯한 율동감과 생명감을 부여한다.
2전시실에서는 1990년대 후반부터 진행된 '도시인'연작이 전시되고 있다. 도시문명 속에서 존엄성을 잃어가고 있는 인간상을 주제로 한 작품들은 강돌과 같이 자연에서 구할 수 있는 돌을 재료로 삶을 애환을 표현하고 있다.
3전시실에서는 초기 작품인 1980년대 '율'(律) 시리즈와 1990년대 주로 작업한 '비상'(飛翔) 시리즈 및 2000년대 이후 작업인 '이미지' 시리즈가 전시된다. 작가는 초기에 회화작업을 했으나 41세 때 영남대 조소과에 편입, 조각을 배우면서 입체작업의 여정을 시작했다.
'율' 시리즈는 여성 신체를 단순하게 볼륨감을 강조한 덩어리와 선으로 형상화 한 것이고, '비상' 시리즈는 고구려 벽화의 비천상을 현대적으로 해석하면서 빠른 속도감이 느껴지는 간결한 형태가 강조된 완성미를 추구하고 있다. '이미지' 연작은 인물 표현을 자연물로 연장시킨 작업으로 꽃과 나무 등을 폐철근과 옥돌을 재료로 표현하고 있다.
박휘봉은 2012년 작업실 화재로 많은 작품들을 잃었던 경험이 있지만 현재 팔순의 나이에도 왕성한 창작활동의 집념을 보여주고 있다. 전시는 6월 20일(토)까지. 문의 053)606-6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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