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 드라마를 보면 치료받는 암 환자들이 심하게 구역질을 하며 구토하는 장면이 나온다. 항암치료하면 대표적으로 떠오르는 것 중의 하나가 구역질과 구토이다. 그러나 요즘은 항구토제의 엄청난 발전으로 인해, 적어도 입원 중에는 드라마에서처럼 구역질을 하는 환자는 찾아보기가 어렵다. 구역질과 구토를 야기하는 대표적 항암제인 씨스플라틴을 투여 받으면서도 식사를 잘 하고 계시는 것을 볼 수 있을 정도다. 그러나 퇴원 후에는 개인차가 심하므로 가능한 한 경구용 항구토제를 충분히 처방받아 대비하는 것이 필요하다.
항암치료에 의한 메스꺼움을 조절하기 위해서는 일차적으로 항암제의 구토 유발 등급에 맞는 항구토제를 사용하여 '예방'하는 것이 최선인데 이것은 의료진의 몫이다. 모든 항암제가 메스꺼움을 유발하는 것은 아니며 그 유발 정도도 다르다. 주사 항암제의 구토 유발 등급은 크게 4그룹으로 나누어져 있으며 이 기준에 따라 항구토제를 선택하며 보험도 적용받게 된다.
그러나 메쓰꺼움만큼 개인차가 심한 것이 있을까? 특히 '중등도 구토 유발 그룹'에 해당되는 항암제는 정해진 기준에 따라 항구토제를 사용했더라도 조절이 잘 안 되는 경우가 흔하다. 따라서 환자가 돌발적으로 메스꺼움을 느낄 때는 빨리 의료진에게 알려야하고, 추가적인 항구토제를 써서 더 이상 심해지지 않게 조절해야 한다. 일단 발동이 걸리면 제어하기 힘들 수도 있고 진정될 때까지 환자는 힘든 시간을 보내야만 한다.
잠깐 이러다 말겠지 하는 생각으로 참는 분들도 계시고,약을 자꾸 사용하면 몸에 해롭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 참는 분들도 계신다. 1~2시간만 메스꺼워도 삶의 질은 형편없이 떨어질 수 밖에 없지 않은가? 그래서 항암치료를 받는 환자분들에게 절대로 참지 말고 빨리 알려야 할 것 중의 하나로 '메스꺼움'을 따로 적어드린다.
평소 차를 타면 멀미가 잦다든가, 임신했을 때 입덧이 심했다든지, 환자의 나이가 많을수록 또 여성들이 훨씬 심한 구역질과 구토를 경험하는 것으로 되어 있다. 그런데 한 가지 재미있는 점은 평소에 술을 많이 마셨던 사람일수록 항암치료를 받을 때 덜 메스꺼워한다는 것이다. 이는 앞서 항암치료를 받은 많은 환자들에 의해 이미 밝혀진 사실이다.
구토 유발 등급이 높은 항암치료를 받으시는 분 들 중에 유달리 잘 견디시는 분이 있으면 평소에 술을 많이 드셨냐고 여쭤보는데, 기억에 남는 분이 몇 분 계셨던 것 같다. 애주가들이 향암치료에서 유일하게 보는 이득일지 모르겠으나, 술은 많은 질환에서 위험인자로 빠지지 않고 등장한다. 특히 항암치료 기간 중에는 당연히 금기 사항이다.
영남대병원 종양전문 약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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