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이용수 할머니 피맺힌 절규, 윤미향·정부·여당은 잘 새겨라

정의연의 불투명한 회계 의혹을 제기했던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가 지난 25일 대구 수성구 만촌동 인터불고 호텔에서 2차 기자회견을 열고 입장을 밝히고 있다.우태욱 기자 woo@imaeil.com
정의연의 불투명한 회계 의혹을 제기했던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가 지난 25일 대구 수성구 만촌동 인터불고 호텔에서 2차 기자회견을 열고 입장을 밝히고 있다.우태욱 기자 woo@imaeil.com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로 일제 만행을 세상에 알린 이용수 인권 활동가 할머니가 25일 대구에서 기자회견을 가졌다. 이 할머니는 위안부 피해자 성금 및 정부 지원금 유용 의혹 등을 받는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당선인에 대해 "자기가 무슨 권리로 위안부 피해자를 모금의 대상으로 사용했나. 이것을 생각하니 자다 일어나서 울어"라며 절규했다. 이날 두 번째 기자회견으로 앞으로 윤 당선인은 물론, 검찰과 정부의 할 일이 무엇인지도 제시됐다.

이 할머니는 "왜 내가 이렇게 바보같이 이용당하면서 말도 못 했나"며 기자회견 배경을 설명했다. 또 "자기 마음대로 사리사욕 채우고, 마음대로 국회의원 비례대표 나가"라며 윤 당선인이 위안부 피해자를 앞세워 어떤 일을 했는지를 비판했다. 아울러 일본의 사죄와 배상을 통한 갈등 해결을 촉구하고, 올바른 역사 교육으로 한일 '양국 간에 친하게 지내'는 바람도 피력했다. 즉 일본의 과거 죄악에 대한 사죄와 배상으로 꼬인 현안을 풀고 교류하길 희망한 셈이다.

지난 7일 대구에서 윤 당선인과 정의기억연대(옛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등이 저지른 충격적인 행위를 처음 폭로한 뒤 사태는 되레 꼬이는 모양새다. 피해자를 앞세운 윤 당선인과 관련 단체가 피해자 배려는 뒷전이고, 자신들 이해를 위해 뛴 것이 아니냐는 숱한 의혹들이 날마다 터졌다. 게다가 윤 당선인 등은 제기된 의혹을 밝히는 일보다 거짓 해명과 말 바꾸기 등으로 국민적 불신만 더욱 키웠고, 이 할머니의 2차 기자회견을 자초했다. 게다가 의혹 제기에 대해 친일(親日)의 틀로 모니 가관이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하라는 할머니 권유와 달리 윤 당선인은 불참했지만 할머니 절규를 새겨 모든 의혹을 세상에 밝혀 사죄하고 책임을 져야 한다. 수사에 들어간 검찰 역시 낱낱이 진실을 가려내야 한다. 특히 정부·여당과 같은 진영 인사들의 친일 틀을 앞세운 진실 덮기와 진상 규명의 외면은 이제 멈춰야 한다. 이는 사태를 더욱 악화시킬 뿐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명심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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