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반갑다 새책]식객 허영만의 백반기행/ 허영만·TV조선 제작팀 지음/ 가디언 펴냄

이 책이라면 한 권쯤 차 안에 두고 짬 날 때마다 임의로 펼친 페이지에 나오는 식당을 찾아 무작정 길을 나서는 여유를 갖고 싶다.

2019년 5월 첫 방송을 시작한 '식객 허영만의 백반기행' 1주년을 기념해 식객의 먹방 여행을 소책자로 출간했다. 지난 1년간 식객이 전국을 돌며 직접 맛 본 음식 중 '최고 중의 최고 맛집' 200곳을 뽑은 것이다.

식객의 맛집 선정 기준은 첫째, 집밥 같은 백반: 첫 술을 뜨면 어머니가 차려준 집밥이 떠오른다. 둘째, 놀라운 가성비: 이 값에 이 한 상이 가능한가 싶다. 셋째, 그럼에도 놀라운 맛: 맛집은 무조건 맛으로 평가되어야 마땅하다는 세 가지로 삼았다.

이 기준이라면 집밥처럼 편안하고 값도 착한데 맛은 더욱 놀랍다. 식객의 입맛을 사로잡았으니 믿고 먹을 수 있겠구나 싶다.

서울, 인천·경기, 강원, 대전·충청, 부산·대구·경상, 광주·전라, 제주 등 모두 7개 지역으로 구성된 이 책은 음식점별로 주요 메뉴와 방문 정보, 메뉴 꿀팁이 소개되어 있으며 식객이 음식을 맛본 뒤 직접 그리고 쓴 그림과 음식 평을 함께 실었다.

누구에게나 맛있는 음식을 먹는 행위는 '취미'이자 '소확행'이다.

"어머니는 있는 것들만으로도 맛있는 밥상을 차려주셨다. 그렇게 차려진 밥상을 찾아 떠난 백반기행은 어머니의 손맛을 찾아가는 여정이다. 채반에 고봉으로 담겨 나오는 어머니의 정성을 무엇에 비기겠는가. 골골마다 집집마다 제철에 나는 것들로 차려진 밥상을 마주보면 나는 행복해진다."

책 머리말에 쓴 허 화백의 고백에 부정할 사람은 없을 것 같다.

만남과 여행의 분위기를 좌우하는 건 뭐니뭐니해도 음식이다. 따뜻한 말 한 마디처럼 사람들의 마음을 감싸주는 음식, 고개가 절로 끄덕여지는 음식, 그럼에도 믿기 어려운 저렴한 가격은 가게 문을 나선 뒤에도 언젠가 다시 한 번 찾고 싶은 생각이 들게 만든다. 식객이 이 책에서 소개한 음식점들의 공통점이다. 그러니 서둘러 가면 좋고, 당장이 아니어도 꼭 가보기를 권한다. 어머니의 밥상을 찾아서. 352쪽, 1만7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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