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호주, 폼페이오 '일대일로 참여 경고'에 반발…"외교적 후폭풍"

'스카이뉴스' 출연 이유는 "어려운 질문 피하고 중국비판 여지 확보 위해"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호주 빅토리아주의 중국 일대일로(一帶一路·BRI) 프로젝트 참여가 미국에 부정적 영향을 주면 "관계를 끊겠다"고 경고하자 호주가 반발하고 나섰다.

25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빅토리아주 정부는 즉각 "일대일로 프로젝트 아래에서 진행되는 어떤 통신사업에도 합의한 적 없으며 통신과 관련한 규제는 연방정부의 책임"이라고 반박했다.

호주국립대 국가안보대학원 로리 메드칼프 교수는 가디언에 폼페이오 장관의 발언이 "미숙하고 견문이 좁은 발언"이라면서 "그가 상황을 가정한 것이겠지만 동맹국의 비평가들이 달려들어 이용할 표현인 '호주와 관계 끊기'를 가늠해볼 필요는 없었다"고 지적했다.

메드칼리프 교수는 "호주는 끔찍한 경제적 압박을 받는 가운데 중국 공산당을 상대하고 있다"면서 "호주에 정말 필요가 없는 것은 압박에 대해 동맹국이 내놓은 감상"이라고 덧붙였다.

그러자 아서 컬버하우스 호주 주재 미국대사도 폼페이오 장관 인터뷰 직후 성명을 내 "미국은 호주정부가 자국은 물론 파이브 아이즈 동맹의 통신망 보안을 지킬 능력이 있다고 절대적으로 확신한다"며 진화에 나섰다.

가디언은 폼페이오 장관이 하필 호주 스카이뉴스에 출연해 이런 발언을 한 배경에도 관심이 쏠린다고 보도했다.

가디언에 따르면 그가 출연한 스카이뉴스 뉴스쇼 '아웃사이더스'의 24일 시청자는 9만2천명이었다. 당일 유료방송 쇼 가운데는 시청자가 가장 많았지만 아웃사이더스와 비슷한 시각 방영된 공영 ABC방송의 정치 토크쇼 '인사이더스'의 4분의 1 수준이었다.

스카이뉴스는 언론재벌 루퍼트 머독의 소유이며 이곳에서 매주 일요일 아침 방송되는 아웃사이더스는 보수 성향으로 분류된다.

가디언은 "스카이뉴스는 폼페이오 장관이 트럼프 행정부의 코로나19 대응 성과와 같은 어려운 질문은 피하고 코로나19와 관련해 중국의 투명성을 비판할 여지를 확보할 수 있는 '이례적이지만 위험이 적은 환경'으로 보였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폼페이오 장관의 발언이 호주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며 외교적 후폭풍을 불러일으켰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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