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기고] 코로나를 극복하는 든든한 보훈

박신한 대구지방보훈청장

박신한 대구지방보훈청장
박신한 대구지방보훈청장

대구에서 코로나19가 확산되기 시작한 지 벌써 100여 일이 지났다. 하루에도 평균 500여 명의 확진자가 속출하는 등 위기의 상황도 있었지만, 그동안 정부와 대구시의 적극적이고 투명한 대처와 함께 의료진의 헌신적 봉사, 그리고 무엇보다도 국민들의 자발적 예방 노력 덕분에 아직은 방심할 수 없지만 그래도 통제 가능한 안정기에 있는 것만큼은 부인할 수 없다. 지난 3개월 동안 우리는 이전에 결코 경험하지 못했던 엄청난 코로나19의 위협 속에서 많은 것을 잃었다. 언제 호전될지 모를 경제적 어려움, 언제 다시 되찾을지 모를 생활의 불편함 등 모두가 적지 않은 고통이 따르는 것들이다.

하지만 놀랍게도 그동안 소홀했던 가족의 중요성, 오염된 환경의 회복 가능성 등 얻은 것 또한 적지 않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의미 있는 것은 미국과 유럽의 이른바 선진국들의 코로나 대처의 무기력함을 보면서 그동안 미처 몰랐던 우리의 저력을 확인할 수 있었고, 그것으로 인해 많은 국민들이 대한민국에서 태어난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하게 된 것이다. 그렇다. 국민 개개인이 자신이 속한 국가 공동체를 스스로 기꺼이 목숨 바쳐 지킬 가치가 있는 나라로 여기게 하는 것이 보훈의 가치이자 역할이라는 점에서 이번 코로나 사태는 국가보훈에 있어서 중요한 의미를 담고 있다.

이제 코로나로 시작한 2월에 이어 봄도 지나고 벌써 6월이 시작됐다.

6월은 지금의 대한민국이 있기까지 나라를 되찾고 나라를 지키기 위해 헌신한 분들을 기리고 감사하는 달이다. 특히 올해 6월은 동족상잔의 비극, 6·25전쟁이 일어난 지 70주년이 되는 해라서 더욱 뜻깊고 의미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어쩔 수 없이 모든 기념행사가 축소되고 온라인 형식으로 대체될 수밖에 없어 안타깝기 이를 데 없다.

그러나 위기는 곧 기회라는 말이 있듯이 국가보훈처는 '함께 이겨낸 역사, 오늘 이어갑니다'라는 슬로건 아래, 그동안 우리 역사 속에서 어려움에 처할 때마다 국민들의 희생과 헌신으로 역경을 헤쳐온 사실을 상기하고 그 정신을 오늘에 되살려 코로나의 위협과 경제적 위기를 헤쳐 나갈 수 있도록 다양한 수단과 방법을 통해 국민들에게 적극 알리고 있다. 특히 군인, 경찰, 소방공무원 등 코로나 극복 과정에서 희생적 수고를 아끼지 않은 제복 입은 분들에 대한 국민적 감사와 위로를 적극 전달하고 있다.

코로나와 관련된 또 다른 보훈의 의미는 6·25전쟁 70주년을 계기로 유엔 참전용사들에게 '보은의 마스크'를 전달함으로써 22개국의 참전 노병은 물론 그 나라 국민들을 감동케 하여 국제사회에서 고마움에 보답하는 나라로서 국격을 한층 높이고 국제 보훈의 가치를 부여할 수 있었다.

나라를 생각하고 애국을 생각하는 달, 6월의 시작과 함께 대한민국 국가보훈 패러다임의 변화와 더불어 그 기틀이 새롭게 다져진다. 국가를 위한 헌신을 잊지 않고 보답하는 나라를 위한 국민적 믿음, 즉 국가에 헌신하면 어떠한 일이 생겨도 국가가 끝까지 책임진다는 약속에 대한 믿음을 실현하기 위해 국가보훈처가 새로운 보훈의 브랜드 '든든한 보훈'으로 거듭나고 있다.

흔히들 진정한 보훈은 국가유공자와 유가족들이 명예와 긍지를 느끼고 그 모습에 국민들이 자부심을 가질 때 완성된다고 한다. 현장과 정책의 균형으로 다져진 든든한 보훈을 통해 국민 모두가 공감하는 보훈의 완성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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