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울릉도에서 근무하실 약사님 어디 안 계십니까?"
울릉군 지역 유일한 의료기관인 보건의료원에 근무하던 약사가 1년만에 사직 의사를 밝힘에 따라 다시 '약사 공백' 우려가 나오고 있다.
앞서 울릉군 보건의료원은 9년간 약사 지원자가 없었다. 섬 지역이라 근무를 기피하기 때문이다.
울릉보건소와 군립병원을 통합한 울릉군 보건의료원은 2004년 신청사를 지어 이전했지만, 2010년부터 9년 연속 약사 없이 운영해 왔다. 그러다 지난해 천신만고 끝에 약사 1명을 채용했지만 오는 6월 계약 만료를 앞두고 있다.
울릉군의 약사 채용 조건은 약무 6급으로, 주 5일 8시간 근무에 보수는 연봉 7천500만원 정도다. 여기에 관사 제공과 간호사 보조인력까지 지원한다. 대구와 같은 도시 약국에 근무하는 관리약사 처우에 비하면 나쁘지 않은 편이지만, 섬이라는 근무 지역이 최대 약점이다.
울릉군 보건의료원은 군 복무를 대체하는 공중보건의 18명이 10여개 과(科) 진료를 맡고 있으며, 처방에 따른 약 제조 건수는 한 달 평균 3천700여 건에 이른다.
울릉도는 의약분업 예외지역으로 원내조제를 하고 있지만, 약사가 없어 지난 2004년 이후 10년 넘게 의사 감독 아래서 간호사가 약을 조제·관리해 왔다.
특히 2010년 이후엔 매년 경북도에 약사 채용을 요청하는 동시에 공무원 채용 정보 사이트와 의약 전문지 등에도 수십 차례 약사 채용 공고를 냈으나 허사였다.
약사를 구할 수 없는 상황이 오래되다 보니 김병수 울릉군수도 직접 나섰다.
김 군수는 이달 초 대구로 출장와 계명대 등 약대 교수들과 병원 관계자를 만나 어려움을 호소했다. 울릉군의 딱한 처지를 들은 조용일 대구시약사회장도 지역 약사들 커뮤니티에 정보를 올려 채용을 돕겠다고 했다.
김 군수는 "오랜 시간 약사의 부재는 주민 삶의 질 하락과 직결되며, 의료에 대한 신뢰성 저하로 이어지고 있다"며 "섬 지역의 열악한 보건 현실에 대한 정책적인 제도 마련이 시급하다"고 했다.
약학계에서는 도서 벽지에 근무하는 공중보건의처럼 군 복무를 대체하는 '공중보건약사' 도입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고영일 경북도약사회장은 "약사와 의사들 근무 기피는 울릉뿐 아니라 봉화, 울진 등 지역도 마찬가지"라며 "대한약사회와 함께 공중보건약사제를 정책 과제로 만들어 정부 부처에 요청을 하고 있지만 아직 진척이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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