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韓銀마저 경제 역성장 전망…과단성 있는 정부 정책 시급

한국은행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여파로 올해 우리나라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0.2%에 그칠 것이라고 전망한 지난 28일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기업 빌딩들 모습. 한국은행이 마이너스 성장률 전망을 내놓은 것은 지난 2009년 7월 이후 11년 만이다. 연합뉴스
한국은행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여파로 올해 우리나라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0.2%에 그칠 것이라고 전망한 지난 28일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기업 빌딩들 모습. 한국은행이 마이너스 성장률 전망을 내놓은 것은 지난 2009년 7월 이후 11년 만이다. 연합뉴스

한국은행이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1%에서 무려 2.3%포인트 낮춘 -0.2%로 전망했다. 한은 예측대로 우리 경제가 마이너스 성장을 하게 되면 이는 1998년 외환위기 이후 22년 만이다. 성장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은 2차 석유파동이 있었던 1980년(-1.6%)과 외환위기 무렵인 1998년(-5.1%) 단 두 번뿐이었다. 국내외 연구기관들이 앞다퉈 역성장 전망을 쏟아낸 데 이어 결국 중앙은행인 한은마저 마이너스 전망을 한 것은 우리 경제가 유례없는 위기에 직면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코로나19 사태 이전에도 우리 경제는 이미 추세적으로 잠재성장률이 하락하던 중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코로나 사태로 인한 실물경제 충격이 커지면서 한은이 역성장 전망을 하게 됐다. 국내 실물경제 성장세가 둔화했고 소비가 부진한 가운데 수출이 큰 폭으로 감소하고, 설비투자 회복 등도 지연되고 있다. 그나마 성장률 -0.2%도 전 세계 코로나 확진자 수가 2분기에 정점을 찍고 국내에서도 대규모 확산이 발생하지 않는 상황을 전제로 한 것이다. 이와 반대 상황이 벌어지면 성장률은 더 추락할 수밖에 없다.

성장률이 추락하면 가장 우려되는 것이 일자리 참사다. 한국경제연구원은 성장률이 1%포인트 하락하면 취업자가 45만1천100명 감소하는 것으로 분석했다. 특히 서비스업에서 31만6천800명의 취업자가 감소해 가장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측됐다. 성장률 전망치가 2.3%포인트 하락함에 따라 일자리 참사가 확대될 가능성이 매우 커졌다.

경제 위기에 국가 재정을 대대적으로 투입하는 것은 불가피하지만 추세적 성장률 하락에 대한 근본 처방도 같이 하는 게 바람직하다. 법인세율 등 기업 세제를 해외 추세에 맞게 완화하고, 연구·개발(R&D)과 설비투자에 관한 소득·세액공제 등 과감한 규제 완화, 혁신 성장을 위한 제도 개선 등 정부가 과단성 있는 경제정책을 적극 추진해야 한다. 단기적 마중물인 재정 투입과 함께 기업 등 민간 경제 활성화 정책이 병행돼야만 경제 추락을 막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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