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일문일답] 윤미향 "의원직 핑계로 책임 피할 생각없다"

더불어민주당 윤미향 당선인이 2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정의기억연대(정의연) 활동 기간에 불거진 부정 의혹 등에 대한 해명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윤미향 당선인이 2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정의기억연대(정의연) 활동 기간에 불거진 부정 의혹 등에 대한 해명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당선인은 29일 기자회견 후 이어진 질의 응답에서 "국민들께 목소리를 들려주지 않으면 안되겠다는 절박감 때문에 나왔다"며 "제가 소명해야 할 것 피할 생각이 없고, 직을 핑계로 피할 생각도 없다"고 밝혔다. 또 이용수 할머니와의 관계에 대해서는 "30년 가까이 함께 활동해 왔지만 충분히 소통하지 못했고 신뢰를 드리지 못해 죄송하다"며 "앞으로 진심을 전달하려는 노력은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음은 윤 당선인이 이날 기자회견 모두발언 후 기자들과 나눈 질의 응답 내용.

▲ 재산신고 할 때 목록은 어떠했는가?

- 현금, 부동산과 김복동 할머니 장례위원회 진행 후 남은 재산 등을 모두 신고했다.

▲ 안성 힐링센터에 대한 매각대금은 무엇인가?

- 정의연에서 이미 구체적으로 밝혔다. 운동의 상황적인 변화가 더이상 안성 힐링센터에서 진행할 수 없게 됐고 공동모금회에 보고했다. 공동모금회는 힐링센터 매각하고 잔여금 반환하라 공문 보내서 그렇게 했다.

▲ 부친을 고용한 것에 대해 설명해달라.

- 부친 고용 문제는 정의연 통해 사과 말씀을 드렸다. 당시 프로그램을 운영하지 않는 현실과 주택을 '빈 집'으로 놔둘 수 없는 현실 때문에 관리방안을 강구하다 보니 아버지께 부탁드렸고 관리에 관한 최소한의 급여를 드렸다. 친정아버지를 직원으로 채용한 건 잘못됐다. 죄송하게 생각한다.

▲ 이용수 할머니에게 사과할 생각은 없나?

- 이용수 할머니에게 배신자가 돼 있는데 1992년부터 30년 가까이 같이 활동해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30년 세월과 달리 충분히 소통하지 못했고, 신뢰를 드리지 못했다는 것은 사죄의 말씀 드린다. 사과 말씀 드리려고 여러차례 시도했지만 변명에 불과했다는 생각이 든다. 계속 마음을 전달하려는 시도는 계속할 것이다.

▲ 이용수 할머니의 국회의원 비례대표 출마를 말렸다는 이야기의 진실은?

- 기사로 접했는데, 당시 정확한 상황은 기억할 수 없지만 할머니가 거리에서 전화를 했고 그 목소리를 통해 만류했다고 기사가 나오고 있다. 당시 할머니가 진짜 국회의원 하고자 한다고 받아들이지 않고 중요하지 않게 받아들였던 것 같다.

▲ 검찰에는 출두할 것인지?

- 검찰 조사 피할 생각 없다. 검찰 수사 과정이나 그에 따르는 책임은 성실히 임할 예정이다.

▲ 기존에 알려진 것 이외에 부끄러운 점 있다면?

- 의혹으로 제기된 것도 충분해서 그 외에 부끄러운 게 있는지는 계속 생각해보겠다.

▲ 개인계좌로 받은 특별한 이유는?

- 전체 할머니를 위한 활동에는 단체 명의로 활동했다. 장례의 경우 제가 상주였고, 할머니가 부탁한 것도 있었고, 단체 활동이 아니다보니 개인 계좌로 했다. 유럽으로 할머니 모시면서 비즈니스로 모시고 싶어서 개인계좌로 모금을 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개인계좌로 한 것은 명백한 잘못이고, 앞으로 소명해 갈 수 있도록 하겠다.

▲ 위안부 할머니들에 대한 여론이 나빠지고 있는데?

- 저는 할머니들에 대한 비난은 중단해주셨으면 좋겠다. 할머니는 일본군 위안부 아픔을 겪은 것만으로 존중받고 보호받아야 한다. 보수적인 사회에서 목소리를 낸 것만으로도 존중받아야 한다. 그래서 세계 여성인권의 중심에 섰던 것은 오히려 우리가 미안해하고 반성해야 한다. 그 분들에게 돌팔매를 던질 수 있는 사람은 한국 사회에는 없다.

▲ 정의연의 운동방식이 바뀌어야 한다는 것에 대해서는?

- 할머니가 제안하신 말씀에 정의연이 경청하면 실현 가능할 것이라 생각한다. 미래세대들에게 역사교육을 시키는 문제를 강조하셨는데, 수많은 할머니들이 수요시위에서 목소리를 키운 것은 분쟁을 평화로 만들고 싶어했다는 것이다. 또 미래세대들에 대한 교육은 한국 시민사회만의 책임이 아니라 한국 정부, 일본 사회, 정부가 함께 이뤄야 할 과제라 생각한다.

▲ 2015 한일합의를 설명한 부분에 대해서는?

- 정의연은 2015한일합의 발생 후 한국 정부가 피해자들을 방문하면서 합의 내용을 설명했다는 걸 할머니를 통해 들었다. 정부는 "일본이 사과했대, 일본이 돈을 준대"라는 식으로 설명을 들었다 하셨다. 정의연은 다시 설명을 드렸고, 1억원을 받는 것은 자유라고 말씀드렸다. 그러나 다음 시위에서 할머니들이 돈을 받는 것에 대해 뭐라해선 안된다고 말씀드렸다. 지금은 오히려 할머니들의 인권운동을 보호하는 운동이 됐으면 한다는 말씀을 드렸다.

▲ 합의에 대한 고려는?

- 입장문에도 말씀드렸지만 30년 되돌아보는 게 힘들었다. 지난 세월 장부와 통장과 기록을 뒤져보고 기억을 찾아내고 하는 것 자체가 지난한 시간이었다. 아직까지도 30년동안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시간들을 다 기억해낼 수 없었다. 30년의 기억을 다시 소환해서 기록해내야 하는 과제가 남아있다. 왜 오래 잠행했는지에 대한 질문을 많이 받았다. 할머니의 목소리를 통해 제 역사, 과거를 돌아본다는 것은 반성의 시간이었기도 했고 거기에 시간이 많이 걸렸다. 미숙한 점도 있었다. 저를 변호하고 싶어 인터뷰를 진행했던 적이 있었고, 그것이 또다른 의혹을 낳게 되는 모습을 보면서 '내가 어떤 목소리로 처한 상황을 잘 설명할 수 있을까'를 고민했다. 제 스스로 조리있게 체계적으로 할 수 없는 상황이 20일간 제게 있었다. 오늘은 용기를 내 국민들께 목소리를 들려주지 않으면 안되겠다는 절박감 때문에 나왔다. 제가 소명해야 할 것 피할 생각이 없고, 직을 핑계로 피할 생각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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