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때요 너무 예쁘죠? 말씀드리는 순간, 시청자 50명 돌파했습니다!"
최근 롯데아울렛 대구율하점 나이키 매장이 진행한 인스타그램 라이브 방송에 시청자가 늘어나자 점원은 한껏 고조된 목소리로 설명을 이어나갔다. 대구 유통가에선 가장 발 빠르게 '라이브 커머스' 시장에 뛰어든 롯데율하아울렛은 지난 3월부터 비대면 매출 증대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오프라인 유통업계의 새로운 생존전략으로 라이브 커머스가 주목받고 있다. 라이브 커머스란 '생방송 스트리밍(Live streaming)'과 '상업(Commerce)'의 합성어로 실시간 방송으로 물건을 판매하는 유통방식이다.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 유통업계는 백화점, 편의점 등 형태를 가리지 않고 관련 조직을 신설·확대하는 등 라이브 커머스 시장에 뛰어들며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준비하고 있다.
◆정답은 라이브 커머스다…MZ세대 공략하는 유통가
지난 1분기 '빅3' 백화점은 어닝쇼크를 맛봤다. 롯데백화점, 현대백화점, 신세계백화점의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82.1%, 65.3%, 57.7% 감소하며 "이대로 가면 도산"이란 말까지 공공연히 나왔다.
이에 백화점업계는 라이브 커머스를 새로운 생존전략으로 삼고 관련 조직을 설립·확대하는 등 변화를 꾀하고 있다. 특히 백화점은 점차 매장을 찾는 발길이 뜸해지는 'MZ세대'를 라이브 커머스로 집중 공략한다는 전략이다.
MZ세대란 1980년대 초에서 2000년대 초 태어난 '밀레니얼 세대'와 1990년대 중반부터 2000년대 초반 출생한 'Z세대'를 통칭하는 용어다. 출생부터 디지털 환경에 익숙한 '디지털 네이티브' MZ세대는 온라인으로 간편하게 물건을 구매하는 것을 선호하는 특징이 있다.

신세계백화점은 최근 260억원을 출자해 영상콘텐츠를 제작하는 자회사 '마인드마크'를 설립했다. 20, 30대 고객 비중이 절반에 육박(43.4%)하는 신세계백화점은 마인드마크를 통해 신선한 영상을 제작하며 MZ세대를 적극 공략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보다 앞서 롯데백화점도 지난 1월 라이브 커머스 전담 조직을 확대·개편한 바 있다. 롯데백화점은 콘텐츠팀 인원을 3명에서 20명으로 대폭 늘리고 비디오그래퍼를 팀에 합류시켜 영상 제작역량을 높였다. 특히 롯데백화점 애플리케이션 롯데온이 '100Live'란 이름으로 진행하는 방송은 소비자로부터 상당한 인기를 얻고 있다.
현대백화점 또한 영업전략실 산하에 디지털추진팀을 신설하고 새로운 영상 콘텐츠 개발에 나섰다. 지난달 25일에는 상품 정보와 구매 기능을 한 번에 담은 동영상 콘텐츠 '비디오 매거진'을 선보인 현대백화점은 네이버와 손잡고 매장 상품을 실시간 영상으로 판매하는 '백화점윈도 라이브'도 운영하고 있다.
편의점도 라이브 커머스에 뛰어들고 있다.
GS25는 편의점업계 최초로 지난달 25일부터 30일까지 매일 1시간씩 쇼호스트를 초청해 편의점에서 라이브 기획전을 진행했다. 판매 대상은 삼각김밥과 도시락 등 신선식품 12종으로, 시청자가 방송을 보고 구매를 결정하면 다음날 매장에서 쿠폰을 보내주는 방식이다.
윤희 GS25 마케팅팀 담당자는 "라이브 커머스는 매장을 방문하지 않아도 동영상을 통해 품질과 맛을 간접 경험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면서 "모바일 쇼핑에 익숙한 MZ세대들을 겨냥해 처음 시도하게 됐다"라고 했다.
이에 대해 유통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언택트(비대면) 소비가 주목받는 상황에서 유통업계가 영상을 통한 판매에 주목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며 "코로나 이후에도 라이브 커머스는 유통가의 주요 소비 채널로 자리 잡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홈쇼핑업계는 긴장…아이돌, 유튜버 등장시켜
오프라인 유통업계의 라이브 커머스 동참에 실시간 방송을 통해 상품을 판매하는 홈쇼핑업계는 잔뜩 긴장하고 있다.
홈쇼핑 주 소비층은 40, 50세대로 젊은층에게서는 외면받는 것이 현실이다. 때문에 홈쇼핑업계는 일찌감치 모바일 방송 등을 도입해 활로를 모색했으나 여의치 않은 실정이다. 홈쇼핑은 또 공공재인 전파를 사용하기 때문에 엄격한 방송 심의 등 정부 제재를 받고 있어 경쟁력 확보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홈쇼핑업계는 갈수록 높아지는 송출수수료에 이중고를 겪고 있다. 방송통신위원회에 따르면 2008년 3천551억원이던 홈쇼핑 송출수수료는 2018년 1조6천439억원으로 10년 만에 5배 뛰었다. 주요 홈쇼핑 회사의 매출 대비 수수료 비율만 해도 40%에 달한다.
이런 상황에서 롯데홈쇼핑은 인기 아이돌과 유튜버를 홈쇼핑에 등장시켜 매출을 올리는 등 주목할만한 성과를 내고 있다.
최근 롯데홈쇼핑이 진행한 모바일 생방송에는 걸그룹 '오마이걸'의 승희가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승희가 매주 화요일 새로운 콘텐츠를 공개하는 '오마이픽'은 시작 두 달 만에 누적 조회수 500만건을 돌파했다.
이같은 성과로 지난 1월 1일부터 지난달 28일까지 롯데홈쇼핑 모바일 채널을 통해 주문한 고객 수는 전년 동기 대비 5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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