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부동자금 1천100조 돌파…'갈 곳 잃은 돈' 어디로?

저금리 영향…투자예탁금 63% 급증·빚낸 주식투자도 10조원대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기업 빌딩들 모습. 연합뉴스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기업 빌딩들 모습. 연합뉴스

시중에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해 떠도는 부동자금이 1천100조원을 넘어 사상 최대 규모로 집계됐다.

정부의 코로나19 대응 돈 풀기와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등으로 부동자금 증가 속도는 점차 빨라지는 가운데 결국 이런 돈은 증시나 부동산으로 흘러 들어갈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31일 한국은행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현금통화, 요구불예금, 수시입출식 저축성 예금 등 부동자금의 규모는 지난 3월 말 현재 1천106조3천380억원으로 집계돼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작년 11월(1천10조7천30억원) 1천조원을 넘어선 뒤 3월까지 5개월 연속으로 매달 불어나고 있다.

특히 금리 인하와 함께 시중 부동자금의 증가 속도도 빨라지고 있다.

증가폭이 작년 11월(32조7천억원 증가)과 12월(34조8천억원 증가) 30조원대에서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이 발생한 올해 2월에는 47조원으로 커졌다.

시중 부동자금 한 달 증가폭이 40조원을 넘은 것은 통계 집계 이래 처음이다.

더구나 최근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추가 인하(0.75%→ 0.5%)한 이후 유동성은 더 풍부해져 증시나 부동산으로 흐를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실제로 최근 코스피가 2,000선 고지를 되찾으면서 증시에 자금이 몰리고 있다. 코로나19 사태 지속과 미·중 무역 분쟁 심화 등으로 글로벌 기업 환경이 어두운 가운데 이런 증시 열기는 이례적으로 보인다.

투자자가 주식을 사려고 증권사에 맡겨놨거나 주식을 판 뒤 찾지 않은 돈인 '투자자예탁금'은 지난달 28일 현재 44조5천794억원으로, 코로나19 사태 발생 이전인 지난해 말(27조3천384억원)보다 63.1%나 급증했다.

개인 투자자들이 빚을 내 주식을 사들인 '신용거래융자' 잔고도 지난달 18일(10조783억원)에 3월 이후 두 달여 만에 10조원대로 올라섰다.

향후 가격 조정 조짐이 보이면 부동산 시장에도 언제라도 돈이 흘러들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표〉 단기부동자금 증감 추이

2019년 1월 951조7천억원

2019년 6월 989조7천억원

2019년 11월 1천10조7천억원

2020년 3월 1천106조3천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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