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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수화상병' 의심신고 잇따라…경북 방역당국 초긴장

5월 말 영주에서 의심신고 접수…정밀검사 중

경북 영주시 부석면 한 사과농가에서 발견된 과수화상병 의심 증상이 나타난 사과 나무 잎사귀 모습. 영주시 제공
경북 영주시 부석면 한 사과농가에서 발견된 과수화상병 의심 증상이 나타난 사과 나무 잎사귀 모습. 영주시 제공

경북지역 일부 과수농가에서 '식물 코로나19'로 불리는 과수화상병 의심 신고가 접수돼 방역당국이 비상 대응에 나섰다.

경북도와 영주시 등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영주시 부석면 한 사과농장에서 과수화상병 의심 개체 수십 그루가 확인돼 국립농업과학원이 정밀 검사중이다. 31일에는 농가 2곳에서 각각 1그루, 4그루가 추가로 의심증상을 보여 정밀 검사가 진행될 예정이다.

과수화상병은 법정 검역병해충으로 사과나 배 등 장미과 식물에서 주로 발생한다. 감염되면 잎과 꽃, 가지, 줄기, 과일 등이 불에 탄 것처럼 붉은 갈색 또는 검정색으로 변해 마른다. 2015년 경기도에서 최초로 발생한 뒤 지난해까지 4개도 11개 시군에서 확진 사례가 나왔다.

경북 영주시 부석면 한 사과농가에서 과수화상병 의심 개체 사과나무가 발견돼 영주시가 해당 농장에 대한 출입을 통제하는 등 방역에 나섰다. 영주시 제공
경북 영주시 부석면 한 사과농가에서 과수화상병 의심 개체 사과나무가 발견돼 영주시가 해당 농장에 대한 출입을 통제하는 등 방역에 나섰다. 영주시 제공

문제는 최근 경북과 인접한 충북 충주와 제천에서 과수화상병이 급속히 퍼지고 있다는 점이다. 농촌진흥청에 따르면 올해 과수화상병은 경기 안성과 충남 천안, 충북 충주·제천 등 4개 지역 45농가에서 확진 판정이 났다. 이 중 문경·영주·봉화·예천과 인접한 충주·제천이 총 34농가로 전체 확진 농가의 75%를 차지한다. 이런 가운데 영주시 농가에서 과수화상병 의심 신고가 접수되자 경북도 방역당국이 화들짝 놀란 것이다.

과수화상병은 일단 감염되면 치료약이 없고 전염력이 강해 병에 걸린 나무는 그 자리에 매몰해 폐기해야 한다. 해당 농장에서는 3년간 유사 식물을 재배할 수 없다. 방역당국은 반경 100m, 2km, 5km를 각각 방제구역, 위험구역, 관리구역으로 지정해 이동 금지 등 조치를 한다.

전국 사과재배 면적의 60% 가량을 차지하고 있는 경북에 과수화상병이 대유행할 경우 도내 농가에 큰 피해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 이에 따라 경북농업기술원은 영주 과수화상병 의심개체 발견에 따른 종합상황실을 운영하고, 1일 오전에는 시군 농업기술센터 영상회의 개최 등으로 대책 마련에 나섰다.

도 농업기술원 관계자는 "아직 정밀검사 결과가 나오지 않아 과수화상병이 경북까지 전파됐다고 단정할 수 없다. 유사 증세를 보이지만 전염력은 약한 가지검은마름병일 가능성도 있다. 그럼에도 도내 피해 최소화를 위해 선제 방역에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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