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30일(현지시간) 다음달로 예정한 주요7개국(G7) 정상회의를 9월쯤으로 연기하고 이때 한국도 초청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다고 로이터통신 등 외신이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현재의 G7 형식은 매우 구식의 국가 그룹이라면서 비(非) G7인 한국과 호주, 러시아, 인도도 초청하고 싶다고 말했다.
시기에 대해서는 9월 열리는 뉴욕 유엔총회 전후나, 그렇지 못할 경우 오는 11월 미 대선 이후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모임을 주요10개국(G10) 또는 주요11개국(G11)이라고 설명하면서 초청을 희망하는 다른 4개국 지도자들에게 대략적으로 말을 꺼냈다고 밝혔다고 AFP통신은 전했다.
앨리사 파라 백악관 전략소통국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의 미래에 관해 논의하기 위해 전통적 동맹국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영향받은 국가들을 데려오길 원했다고 설명했다.
올해 G7 의장국인 미국은 당초 대통령 별장인 '캠프 데이비드'에서 정상회의를 개최하려고 했지만 코로나19 대유행 사태가 터지면서 화상회의로 대체했다.
그러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은 6월 말 워싱턴에서 오프라인 회의를 개최하는 방안을 제시했지만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불참 의사를 밝히는 등 개최 문제를 놓고 진통을 겪었다.
현재 최고의 선진국 클럽으로 불리는 G7은 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캐나다, 일본 등 7개국을 말한다.
G7 정상회의는 1973년 1차 오일쇼크 대책 마련을 위해 미국, 영국, 프랑스, 옛 서독, 일본 등 5개국 재무장관이 모인 것에서 잉태됐다. 1975년 2차 오일쇼크를 거치며 G5 정상회의로 승격됐고, 이후 이탈리아와 캐나다가 참여해 1976년 G7이 됐다.
러시아가 옛 소련 시절인 1991년 준회원으로 시작해 1997년 정식 참여하면서 G7이 G8으로 확대됐지만 2014년 3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제외돼 다시 G7이 됐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날 입장이 G7을 탈피한 새로운 선진국 클럽 'G11'을 만들겠다는 의사인지, 아니면 일시적으로 'G7 플러스 확대 정상회의'를 개최하겠다는 뜻인지는 불분명해 보인다.
다만 G7 체제에 문제가 있다는 인식을 드러낸 점에 비춰 다른 회원국의 동의가 있다면 한국을 포함한 새로운 선진국 클럽이 탄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국의 참여가 확정된다면 그만큼 우리나라의 글로벌 위상이 높아졌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긍정적 소식이자 외교적 쾌거가 될 수 있다. 현재 우리나라는 주요20개국(G20)에 포함돼 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G7 정상회의를 중국 견제 수단으로 이용하려고 할 수 있다는 점은 한국 정부에 부담으로 작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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