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시절 꿈꾸는 것을 좋아했다. 동도초등학교 1학년으로 기억되는 시절, 지금은 없어진 수성극장에서 학교 동급생 전체가 주제가를 부르며 본 '로보트 태권 V'를 잊지 못한다. 현재 아이들은 어떤 영화를 보며 꿈을 꾸고 있을지 궁금하다.
미국의 괴짜이고 엉뚱한 혁신가이자 천재라는 엘론 머스크(Elon Musk)가 민간 우주기업 스페이스X의 우주선 '크루 드래건' 발사에 성공했고, 국제우주정거장(ISS)에 도킹했다는 소식을 접하며 과거 꿈꾸었던 그 시절이 떠오른다.
우주 개발과 도전을 국가가 아닌 민간 기업 주도로 이루어 낸 것이기에 더욱 놀랍다. 어느 날 갑자기 이루어 낸 성공일까. 그렇지 않다. 아무런 기반 없이 이루어 낸 성공이 아닐 것이다. 엘론 머스크는 이메일을 활용한 전자결제 시스템 페이팔(PayPal)로 청년 시절에 이미 크게 성공한 사업가다. 전기자동차 테슬라 모터스 CEO, 태양광 발전 회사 솔라시티를 설립했고, 영화 '아이언 맨'의 주인공 토니 스타크의 실제 모델이기도 하다.
무엇보다 그는 인류의 대규모 화성 이주를 계획하고 있으며, 자신의 꿈을 실현하기 위해 화성에서 인류가 사용할 태양 에너지 연구와 이동 수단으로 전기자동차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고 한다.
그가 태양, 전기 관련 회사를 설립하고 연구하는 목적이 인류의 화성 이주에 있다고 일부 전문가들은 예상하기도 한다. 현재 코로나19로 인한 고단함으로 심신이 약해지고 있는 시기에 그의 미래와 우주를 향한 꿈과 결실은 박수를 받을 만하다.
이제 우리 현실을 보자. 우리는 어떠한가. 코로나19 위기로 우리나라 5월 수출은 23.7% 감소했고 잠재적 실업자까지 고려한 4월 청년 실제 실업률은 약 26%를 기록하고 있다.
위기 속에서 우리는 미래에 대한 흔들리지 않는 어떤 비전과 영감을 가지고 있는가. 국가와 구성원들에게, 후손들에게 어떤 희망을 이야기하고 있으며, 미래 청사진을 위해 실제로 행하고 있는 구상과 영감이 있는가 되물어 봐야 한다.
지난달 코로나19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 정부는 한국판 뉴딜을 추진한다고 비전을 제시했다. 3대 프로젝트로 디지털 인프라 구축, 비대면 산업 육성, 사회간접자본(SOC) 디지털화를 제안하며 향후 10대 중점 과제를 추진할 계획임을 밝히고 있다. 한국판 뉴딜의 궁극적 목적도 경제성장과 일자리 창출일 것이다.
하지만 한 가지 우려스러운 부분은 위기 극복에 집중돼 국가 주도적이라는 부분이다. 구체적 내용인 데이터 활용, 5G 네트워크, AI 서비스, 블록체인, SOC 디지털화 등 각론이 구체적이지 않고, 원론처럼 추상적이고 망라적이다. 결국 정부의 역할과 간섭이 강조될 가능성이 높은 정책 구조이다.
경영의 달인으로 불린 미국 잭 웰치 전 GE 회장은 생전에 '리더는 비전을 제시하고, 아이디어를 제공하고, 권한을 배분하라'고 제안했다. 어떤 조직에 꿈과 비전을 주지 않고서는 전체가 공감하는 목표를 달성할 수 없다. 리더는 과감하게 권한을 넘기고 현장과 공감하고 힘을 나눠야 한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현재 위기를 이겨 낼 역량은 과거와 비교해 정부보다는 기업과 민간에 있다. 정부는 민간과 기업에 권한을 배분하고 이들이 스스로 계획하고 성장할 수 있도록 충분한 자율성을 부여해야 한다. 민간이 스스로 위기를 이겨 내고 개혁을 이루어 낼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과감하게 권한을 나누어 주어야 한다.
민간 기업 주도로 우주선을 발사하고 대규모 화성 이주를 꿈꾸는 시기이다. 정부 주도가 아닌 민간 주도로 우주 개발도 가능한 시기가 됐다. 우주 개발은 아니더라도 대한민국 개발과 발전을 이제는 민간이 주도할 시기가 됐다고 생각한다.
한국판 뉴딜이지만 명칭에서부터 과거 국가 주도 뉴딜과 연결돼 있어 보인다. 우리는 과거에 얽매이지 말아야 한다. 미래를 향한 꿈과 비전을 가지고 뒤돌아보지 말고 열린 마음으로 앞을 바라봐야 한다. 새로운 신산업 규제를 과감하게 풀어 국가가 아닌 민간이 위기 속 변화를 주도하도록 해야 한다. 그래야 우리들의 꿈이 이루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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