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수 할머니의 정의기억연대(정의연) 및 전 이사장인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대한 폭로 등을 내용으로 한 1, 2차 기자회견 이후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이 할머니를 향한 도를 넘은 비난이 계속되자 결국 할머니가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이 할머니 측은 1일 오전 매일신문과의 통화에서 "이용수 할머니는 일제시대 당시 피해를 입었던 상징적 인물"이라며 "사실과 다른 도 넘은 발언에 대해서는 법적대응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이 할머니의 지난달 25일 2차 기자회견 이후 클리앙 등 친여 성향의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는 '가짜 위안부', '진짜 치매인가' 등 할머니를 향한 원색적인 인신공격이 이어지고 있다.
이들 온라인 커뮤니티에선 '이쯤 되면 노망이라고 해도 전혀 무관치 않다', '홍콩할매귀신이네. 사람보다 귀신이 더 무섭네' 등 이 할머니를 비난하는 댓글을 쉽게 찾을 수 있다.
심지어 '이 할머니의 폭로를 곽상도(대구 중·남구) 미래통합당 의원이 주도했다'는 말까지 나돌았다 2차 기자회견 당시 할머니가 등장했을 때 휠체어를 밀고 들어온 사람이 곽 의원이라는 게 근거였다. 하지만 당시 곽 의원은 국회의원 회관에 머물렀고, 휠체어를 끈 인물은 더불어민주당 소속 임대윤 전 대구시장 후보로 확인됐다. 곽 의원은 "이 할머니 기자회견 관련 가짜뉴스를 유포한 12명을 고소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온라인에 떠도는 이 할머니를 향한 도 넘은 비난은 진보 성향 인사들의 발언이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방송인 김어준 씨는 지난달 25일 이 할머니 기자회견 직후 자신이 진행하는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기자회견에 배후가 있다며 의혹을 제기했다. 김 씨는 "누군가가 자신의 입장을 반영한 왜곡된 정보를 이 할머니에게 줬다고 개인적으로 결론을 내렸다"고 했다. 같은 날 이 할머니 측은 "말도 안 되는 이야기"라고 반박했다.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다룬 다큐멘터리를 제작했던 변영주 감독도 지난달 7일 페이스북에 "내가 오래전부터 말하지 않았나. 그 할머니는 원래 그러신 분이다. 우리가 할머니들을 지지하고 존경하는 것은 그분들의 아픔과 용기 때문"이라며 "이래저래 너무 커지면 할머니가 법적인 책임을 져야 할 상황이 온다. 당신들의 친할머니들도 맨날 이랬다 저랬다, 섭섭하다, 화났다 하시잖냐"고 적었다. 이후 논란이 커지자 변 감독은 "제 글로 인해 불편하셨다면 사과드린다"고 밝히며 해당 글을 삭제했다.
위안부 피해자인 이 할머니에 대한 비난이 한일 위안부 문제 협상의 본질을 가린다는 지적도 적잖다. 한 여성학 관련 학자는 "이 할머니에 대한 2차 가해는 '가해자 일본-피해자 여성'이라는 특수한 관계를 흐리게 한다"고 했다.
이 할머니 측 관계자는 "지난달까지만 해도 비난에 대해 별다른 대응을 하지 않았지만 온라인 비방이 도를 넘었다고 판단, '사실에서 벗어난 비난, 또 확대재생산하는 행위에 대해선 법적대응하겠다'는 입장으로 바꿨다"고 했다.
또 "위안부 피해자라는 상징적인 인물을 향한 도넘은 발언은 자제해주셨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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