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車부품·섬유 수출 '반토막'…대구 주력 업종 회복 불투명

산자부 5월 동향 보고…5월 수출 20%대 감소, 4월 이어 두달 째
하반기까지 전망 어두워, 미국·유럽시장 회복이 관건

지난 5월 우리나라 수출 실적이 전년 동기대비 20% 이상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나마 반도체가 선전한 가운데 자동차부품, 기계, 섬유 등 지역 주력업종은 이보다 더 나쁜 성적표를 기록했다. 수출 실적 회복은 당분간 기대하기 어렵다는 우려가 나온다.

산업통상자원부가 1일 발표한 '5월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수출은 작년 동기보다 23.7% 감소했다. 전월 25.1% 감소에 이어 두달째 두자릿수 하락이다.

특히 승용차 수출은 54.1% 감소하며 반토막 이하로 급감했다. 차 부품은 66.7% 감소해 더 나빴다. 섬유(-43.5%), 일반기계(-27.8%), 석유화학(-34.3%), 철강(-34.8%), 디스플레이(-29.7%)도 부진했다.

그나마 반도체(7.1%)와 컴퓨터(82.7%), 바이오·헬스(59.4%)가 선전해 수출 감소 폭을 줄였다.

자동차부품, 섬유, 일반기계 등 대구지역 주력 업종은 다음달에도 실적 개선을 기대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자동차 업계는 5월말부터 미국을 비롯해 주요 자동차 제조사 공장이 재가동에 들어갔지만 생산량이 정상화 된 것은 아니어서 이달에도 본격적인 회복세로 접어들진 못할 것으로 보고 있다.

대구지역 한 자동차부품사 관계자는 "아직까지 수주가 늘어날 조짐이 없다. 본격적인 회복 시점은 8월 이후로 보고 있다. 이달 미국 집회, 시위 상황이 악화되고 있는 것도 변수"라고 우려했다.

기계업계는 하반기 전망이 상반기보다 더 어두워 울상이다. 자동차 등 전방산업 부진에 국제 전시회 연기나 출장 제한이 다른 업종에 비해 더 많은 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입장이다.

지역 한 기계업계 관계자는 "3~5월에는 코로나에도 올초 발주받은 물량이 있었지만 이제 부터는 일감이 바닥난 시점"이라며 "설비 투자가 있어야 수주가 되는데 자동차를 비롯해 전방 산업이 부진해 연말까지 추가 수주를 기대하기 어렵다. 내년으로 투자를 연기하거나 아예 중고품을 알아보는 업체들이 대부분"이라고 했다.

수출 위주로 돌아가는 섬유업계도 회복시점이 불투명한 건 마찬가지다. 지역 한 화섬업체 관계자는 "지난달 공장가동율이 40%대였다. 미주나 유럽 시장 회복이 관건인데 이 지역에서 소비심리가 언제 살아날지 가늠이 안된다"고 했다.

산업부 관계자는 "최근 수출 부진은 우리 산업 경쟁력 약화 등 구조적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주요 수입국 경기 회복 시 반등이 가능할 것"이라며 "중국은 코로나19 여파에서 거의 회복했고, 미국과 유럽연합 등 다른 국가에서 코로나 사태가 진정되는 데 달렸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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